파이낸셜타임즈(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스라엘 텔레비전에 출연해 "하마스를 파괴하고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대중을 호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와 인질의 귀환 등 네타냐후 총리가 주장해온 전쟁 목표와 상반된 발언이다. 네타냐후는 하마스의 군사력과 가자지구에서의 지배력을 초토화할 때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8개월 넘게 가자지구 전역을 침공했으나 군이 철수하면 하마스 잔존 부대가 다시 재편되는 상황이 반복돼왔다.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정면 대응하지 않고 요리조리 피해 '궤멸'이 어려운 상황에 가자지구에 정부를 세우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라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압력도 높아졌다.
이란과 하마스 모두와 협력하는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도 커졌다. 예비군에 의존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으로선 지난 수개월에 걸친 전쟁으로 피로도가 높아진 마당에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레바논 국경까지 전선이 더 넓어질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 지난달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연설에서 "남은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향후 몇 년간 가자지구를 점령하자고 할 수도 있다. 이게 나쁜 결정이긴 하다. 그러나 나쁜 결정이라도 좋으니 우리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고 군은 이를 알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하마스 소탕 여부에 대한 판단은 하마스의 패배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모든 하마스 전사를 사살하는 게 아니라 하마스의 지휘 체계와 조직적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제거하는 것을 승리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신문에 "우리는 정부가 정의한 임무를 거의 마무리하고 있고, 게릴라전만 벌이는 시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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