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업무상 최다질병은 '정신질환'…일반 산재보다 11배 많았다

머니투데이 김온유 기자 | 2024.06.21 12:00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한국교총과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교원노조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 및 순직 인정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 하고 있다. 교원단체와 교원노조는 오는 21일 순직 인정여부가 결정되는 인사혁신처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개최를 앞두고 가진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의 순직 인정 신청을 위한 조력 시스템 구축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 교원 참여 보장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2024.2.20/뉴스1 Copyright &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공무원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업무상질병은 우울·적응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일반 근로자의 산업재해보다 11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종합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혁신처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공무원 재해예방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2022년도 공무상 재해 승인 건수를 분석한 결과 공무원들의 정신질환 관련 요양이 1만명당 2명꼴로 발생했다고 21일 밝혔다.

2022년도 공무상 재해보상 승인 현황을 살펴보면 공무원의 업무상질병 요양자 수는 △정신질환(274명) △근골격계질환(226명) △뇌·심혈관 질환(111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1만명당 요양자 수를 기준으로 산재와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업무상 정신질환으로 인한 요양자는 약 11배, 업무상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요양자는 약 3.6배나 많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무원의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살)은 1만명당 0.17명으로 산업재해보다 약 9배 높고 뇌·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1만명당 0.34명으로 산업재해 대비 1.4배 수준이었다.

'2023년 공무원 마음건강 자가진단 데이터분석 결과'를 보면 이러한 차이는 △법적책임 및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한 높은 직무 중압감 △악성 민원의 증가 △경직된 조직문화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공무원 퇴직자는 2만825명으로 이중 3년 미만 재직자(8651명)가 41.5%이었다. 5년 미만 재직자(1만3568명)는 65.2%에 달했다.
2022년도 공무상 재해 산업재해 발생 비교표/사진제공=인사혁신처
이에 따라 인사처는 그동안 사후 보상 강화 위주로 이뤄졌던 재해예방 관련 정책들을 사전 예방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범정부 공무원 재해예방 종합계획'을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인사처는 각 기관이 소속 공무원의 재해 위험요인을 발굴·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제도적인 추진기반을 다지고 기관별로 책임관을 지정해 자율 예방체계를 구축하는 등 추진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공무원의 취약분야로 나타난 정신질환과 뇌·심혈관 질환 등에 대한 예방대책은 핵심 추진과제로 선정해 현장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지원 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인사처는 공무원연금공단과 종합계획 발표에 앞서 공무상 심리재해 예방 및 마음건강 관리를 위해 '공직 마음건강 위험관리 안내서(가이드북)'을 개정해 이달 중 배포할 예정이다.

다만 이같은 대책에도 공무원들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한 지방직 공무원 30대 A씨는 "급여 인상이나 휴가를 부여하는 게 아닌 이상 상담가지고는 지방에 있는 악성민원인들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정연 재해보상정책관은 "공무원연금공단과 함께 배포하는 가이드북은 조직에서 쓸 수 있는 실용적인 가이드고 다음달 중 발표할 재해예방종합계획은 인사처 차원에서 전반적인 정책을 발표하는 것"이라며 "취약분야에 대해 실질적인 건강·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공무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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