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동빈, 6살 때 성추행 피해…"죽이고 싶을 정도" 눈물 고백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6.21 05:00
배우 박동빈.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배우 박동빈이 유년기 소아 성추행 피해를 고백했다.

20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주스 아저씨'로 잘 알려진 배우 박동빈과 그의 아내 이상이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이날 방송에서 박동빈은 일어나지 않는 일을 미리 걱정하고 대처했고, 이에 아내와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대비가 어려운 문제는 불안하지 않은데 우리가 상식선에서 미리 예측해서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건 그렇게 해야만 마음이 편한 것 같다"며 "이런 게 왜 이렇게 중요하냐"고 물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이에 박동빈은 "이게 그게 영향이 있는지 (모르겠다). 누구와도 얘기해본 적 없다. 얘기를 안 해서 이렇게 된 건가. 제가 끝까지 평생 안고 가려고 했다. 누군가 물어본 적 없고 내가 스스로 얘기한 적도 없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박동빈은 "문장완성검사 문항에 '무슨 일을 해서라도 잊고 싶은 일이 있다면'이라고 했을 때 공란으로 둘까 하다가"라며 망설임 끝에 "아주 어렸을 때 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때는 그게 추행인지 몰랐다. 제 기억에 교련복을 입었으니까 고등학생이었을 거고 (피해 시점이) 6, 7살 때로 기억한다"며 "성에 눈을 떴을 때 '그게 추행이구나'를 처음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이가 들었을 때는 머릿속에 역겨움과 복수심이 많았다. '지금 살아있나?'이러면서"라고 털어놔. 굉장히 오랜 시간이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삶에 힘든 부분이 있을 때 '이게 영향이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되게 단순한 건 아니더라"라고 토로했다.

박동빈은 "중·고등학생이 됐을 때쯤 '아, 그런 거였구나' (했다). 그냥 이뻐하는 줄로만 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 시기만 해도 상담을 할 수 있는 정신도 아니었고 한편으로 되게 창피하기도 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어렸을 때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싶었다. 그 누구도 저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모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하다 못해 아내도 부모님도 모르는 사실이다. 사실은 얘기를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아이가 생기니까 내 아이가 혹시라도 그러면 안 되지 않나.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지금이라도 얘기하고 싶다"며 울컥해 눈물을 쏟았다.

그러면서 "지금 생각해도 그 창고가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모르겠다. 좀 덜고 싶기도 했고 죽을 때까지 피부로 느껴지는 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오은영 박사는 "이런 일은 잊혀지지 않는 일이고 마음 안에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런 가해를 하는 건 아주 중한 범죄로 다룬다"며 어렵게 아픔을 고백한 박동빈의 용기를 높이 사고, 그를 위로했다.

이어 "이걸 얘기하고 싶다고 하신 이유는 아빠이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키는 데 있어서 옳지 않은 건 옳지 않다고 말해야 하고, 잘못된 건 잘못 됐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동빈의 아내 이상이 역시 남편의 아픔을 처음 알고 "정말 말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절대 가벼운 일이 아니지만 성장하면서 저한테라도 얘길하면서 풀고 싶었을텐데 그러지도 못할 아픔이었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 중에 '복수심'이라는 단어를 들었는데, 남편이 뭔가에 욱하는 게 굉장히 많았다. 지금은 결혼하고 아이를 만나면서 많이 줄었지만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과하게 욱해서 원망한 적도 있다. 살면서 원인을 찾아보려고 했었는데, 오늘 남편의 인터뷰와 상처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람이 나를 지키려다보면 그럴 수 있겠구나'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인간에 남녀의 차이는 없지만 이런 일을 겪었을 때 남성은 또 다른 형태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본인이 무능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춘기 때 성추행을 인지했을 때 마음은 (가해자를) 찾아가서 '왜 나한테 그랬나' 따지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빈은 "원망 정도가 아니고 과격한 단어 쓰자면 죽이고 싶을 정도였다. '찾아가? 어떡하지? 힘을 키워야겠다'는 그 생각 뿐이었다. 최근에는 머릿속에 그것도 온다. 머릿속에 그게 영상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피부가 어땠을 텐데 그게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다. 너무 안고 있었나 보다"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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