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부실 저축은행 경영개선 계획 받을 것"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24.06.21 05:40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금융감독원장 초청 '금융소비자 권익 증진' 간담회에서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감독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저축은행 경영실태평가와 관련해 "(대상 저축은행으로부터)경영개선 관리 계획을 받아 보고 합리적이고 수용 가능하면 금융회사 부담을 주는 절차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체 시스템 리스크와는 상관없다"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금융감독원장 초청 '금융소비자 권익 증진' 간담회에서 "(저축은행 대상 규제인) 유동성 비율은 실제 유동성 이슈가 있을 때 시그널(신호)을 안 주는 경우가 있어 경영실태평가라는 오래된 제도를 쓰게 된 것"이라며 경영실태평가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금감원은 다음주부터 저축은행 3곳에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다. 경영실태평가는 2분기 연속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이 20% 이상을 기록한 저축은행이 대상이다. 2011년 이후 약 13년 만에 재개됐다. 금감원은 연체율이 높은 3곳 이외에도 추가로 10곳도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저축은행 M&A(인수합병) 규제 완화 기대감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지난해 지방 저축은행 영업구역에 대해서 규제를 완화했는데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 못 본 상태라 추가적인 M&A 완화는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저축은행 뱅크런(대규모 자금이탈) 등 유동성 우려에 대해선 "당연히 지금은 없고 향후에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금리 민감도가 높은 분들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 자금을 예치하고 있고 법인도 많은데 이분들은 예금자보호 한도(5000만원) 내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다음달 초까지 진행하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성 평가에 대해선 온정적인 평가를 경계했다. 그는 "100 중에서 2~3만 정리해도 되는데 (지금처럼) 어떤 게 썩은 사과인지 모르면 안 썩은 나머지 사과도 함께 썩게 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향후 금리 인하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대해선 "부동산이 3~4년 떨어지면 1년은 다시 오를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지금은 전례없는 물가 상승을 동반한 싸이클로, 10년만에 오는 경기변동 사이클과 맞물려 부동산 침체, 과잉투자 문제를 과거와는 달리 바라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금융권이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속전속결' 후속 대책보다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금융상품을) 30분, 1시간 체크 리스트를 읽고 가입했는데 여기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위험)가 뭔지, 얻을 수 있는게 뭔지 소비자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어떻게 정리할 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상급병실료를 보장하는 보험상품의 경우 상급 병원 접근성이 떨어져 실제로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며 보험 분야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쓴소리를 했다. 월납 보험료의 2000%에 가까운 설계사 수수료에 대해선 "한달에 100만원 가까이 보험료를 내면 몇 천만원의 수수료가 설계사에게 가는지 (소비자는) 모르고 있다"며 수수료 체계의 합리적인 개선도 예고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주요 금융협회장과 주요 은행장 등 CEO(최고경영자), CCO(최고고객책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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