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배 뛰었다가 99% 빠지다니…나스닥, 중국계 IPO 심사 강화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4.06.20 18:02
/로이터=뉴스1
미국 나스닥 거래소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반복을 막고자 중국계 기업공개(IPO)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나스닥거래소가 중국과 홍콩에 본사를 둔 소규모 기업의 IPO 심사를 다시 한번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나스닥 IPO를 신청한 중국계 기업 일부가 거래소로부터 상장 전 투자유치 과정에서 투자자의 신원과 독립성 확보 여부에 초점을 맞춘 질문을 받는 등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거래소 측은 IPO 신청기업에 주식 상장 배경, 투자자와 회사 간 관계 등에 관해 묻고, 상장할 주식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서류와 실제 인수 과정에서 자금이 오갔다는 것을 증명하는 은행 서류 제출도 요구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이런 유형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IPO 관련 규정은 있었지만, (실제 시행은) 드물었다"며 이번 조사는 2년 전 상장한 중국계 기업의 주가 변동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미국 증시에 등록된 홍콩 핀테크 기업 AMTD 디지털과 중국 의류업체 아덴텍스그룹 등의 주가는 상장 후 최대 3만2000%까지 급등했다가 단시간에 폭락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AMTD는 고점 대비 99% 넘게 빠져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홍콩 핀테크업체 AMTD 디지털 주가 추이 /사진=구글
당시 미국 규제당국은 이들 주가의 변동성에 '펌프 앤 덤프'(pump-and-dump)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펌프앤덤프'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뒤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챙겨 다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주는 사기 행위를 뜻한다. 규제당국의 지적에 나스닥거래소는 소형주 IPO에 대한 조사 강화하겠다며 중국 등 아시아 기업의 IPO를 제한했다.

한편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중국과 홍콩 소규모 기업의 나스닥 상장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장기 침체로 국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미·중 갈등에도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해외 상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도 이들의 나스닥 도전을 부추긴다. 홍콩의 소형주 거래소는 이달 초까지 폐쇄됐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과 홍콩의 소규모 기업은 약 20개로, 이들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억9500만달러(약 2700억5550만원)다. 최근에 상장한 기업은 중국 교육 소프트웨어 업체인 지아드(Jiade)와 퍼스널케어업체인 레이텍홀딩(Raytech Holding)이다. 지이드의 주가는 지난 5월 상장 이후 77% 하락했고, 레이텍홀딩은 15%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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