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후 못 깨면 어쩌나"...반려견도 캡슐내시경으로 건강 챙긴다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24.06.20 16:17
지난 5월 여린 펫페어에서 소개한 인트로메딕과 미로펫이 서비스 중인 반려견 캡슐내시경 미로벳

"반려동물용 캡슐내시경은 마취 없이 소화기관 검사가 가능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반려견 영상판독 시장을 개척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펫페어에서 부스를 연 캡슐내시경 전문기업 인트로메딕 관계자는 반려견의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트로메딕은 국내 최초로 캡슐내시경을 상용화한 기업으로, 2018년부터 동물용 캡슐내시경을 개발했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반려동물용 캡슐내시경을 인증받았고, 올해 세계 최초로 3.1kg 초소형 반려동물 검사에 성공했다.

반려동물용 캡슐내시경은 초당 3장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와 조명 장치가 탑재된다. 반려견이 캡슐내시경을 삼키면 약 8만6000장의 이미지를 통해 소화기관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인트로메딕은 3kg 이상부터 30kg 이상의 반려견 검사가 가능한 소형 캡슐내시경(VC1000)과 대형 캡슐내시경(VC1200)을 개발했다.

캡슐내시경으로 진단할 수 있는 소화기 질환은 △급성 위염과 위출혈 △장 출혈 및 장염증 △만성 염증성 소장질병 △위내 이물질 확인 △소장 림프관확장증 △소징 및 위 종양 △위/장 혈관 이형성증 등이다.

특히 캡슐내시경을 사용하면 반려견을 마취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마취는 동물의 기본 건강상태, 기저질환, 체중, 품종, 연령 등이 영향을 미치지만, 정확한 상태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자칫 의료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인트로메딕이 개발한 반려견 전용 캡슐내시경

캡슐내시경은 반려동물이 12시간 금식한 뒤 동물병원에 내원해 바디슈트를 착용하고 캡슐을 삼키면 된다. 그리고 약 8시간 뒤 바디슈트를 동물병원에 전달하면 검진 결과를 받을 수 있다. 검사 후 캡슐은 1~3일 이내에 배변과 함께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배출 된 캡슐은 따로 찾지 않고 폐기하면 된다.

인트로메딕 관계자는 "캡슐내시경을 사용하면 만성장질환 뿐 아니라 소장질환 가운데 IBD 림프관 확장증, PLE 단백질 소실증 등을 발견할 수 있다"며 "마취하지 않고, 검사 비용도 일반 수면 내시경보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인트로메딕은 반려동물 건강검진 플랫폼 미로펫과 손잡고 '미로벳' 브랜드로 전국 동물병원에 영업하고 있다. 올해부터 캡슐내시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시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특히 반려동물 건강검진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캡슐내시경의 장점이 확실한 만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트로메딕은 미로펫과 손 잡고 캡슐내시경의 고도화와 AI 영상 판독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또 캡슐내시경을 소형화해 2025년 상반기에는 고양이 전용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고양이는 개보다 내장 관의 크기가 작아 현재 캡슐내시경의 크기를 20% 축소하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순히 크기가 작아지는 게 아니라 탑재되는 배터리의 성능을 높여 충분하 촬영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AI 영상 판독 시장이다. 인트로메딕은 반려견 캡슐내시경 검사 데이터를 모은 뒤 AI로 영상을 판독할 계획이다. 우선 1만건의 검사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AI 영상 판독 시장은 흉부 엑스레이 판독, 유방암, 뇌 질환 분석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반려동물 시장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없다.

이 관계자는 "반려동물용 캡슐내시경은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번 검사 확대를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의 가치가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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