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대 초대형 에너지 기업" SK이노 합병설에 출렁인 증시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6.20 12:10

[오늘의 포인트]

올해 SK이노베이션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20일 급등세를 보인다. SK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SK E&S와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의 영향이다. 올해 들어 25%대 빠졌던 주가는 두 회사가 합병할 시 자산총액 100조원이 넘는 대규모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는 기대감에 하루 만에 훌쩍 높아졌다.

20일 오전 11시13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일 대비 1만000원(17.19%) 오른 12만2700원을 나타낸다. 주가는 이날 장중 전일 대비 20.34%까지 오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우도 전일 대비 28.10% 오른 9만6200원으로 상한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가 상승은 합병설의 영향이다. 이날 오전 SK그룹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해 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을 만든다는 보도가 나와서다. 해당 보도는 SK그룹이 오는 28~29일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당사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주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합병설의 배경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이 지분 90%를 보유한 SK E&S는 매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캐시카우로 꼽힌다. 반면 SK온은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매년 조단위 투자가 필요해 항상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SK온에 꾸준히 현금을 투입해왔다. 지난해 1월에도 SK온 유상증자에 2조원을 투입했고,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여러 자구책을 고민해왔다. 현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 9월에는 유상증자로 1조1433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는 주가를 끌어내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Hold)을 제시하며 "SK온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이후 '수익성→투자재원' 악순환의 연속이었다"라며 "자회사의 지속된 사업 불확실성에 시장 참여자들의 사업 경쟁력과 지속성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다"고 했다.

이번 합병이 전략적으로는 좋은 선택이지만 관건은 두 회사의 밸류에이션이라는 평이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관점에선 합병을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라며 "다만 SK이노 시가총액이 10조원까지 급락한 반면 SK E&S 순자산은 7조4000억원 수준이다. 향후 합병가액 산정에 따라 유불리 영향 변화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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