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전세계 시총 1위 등극…AI 칩으로 MS-애플 앞섰다(종합)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4.06.19 14:29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의 시총 추이/그래픽=이지혜

글로벌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 기업 엔비디아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 몇 년 전까지 게임용 그래픽 카드를 만드는 업체로 알려졌던 기업이 세계 최대 빅테크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동시에 제치고 뉴욕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이날 3.5% 오른 135.58달러로 마감해 시총이 3조3400억달러로 늘었다. 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주가는 1% 안팎 하락해 각각 시총 3조3200억달러, 3조2900억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시총 1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쓴 건 1993년 회사가 설립된 지 31년 만이다. 장중 기준으로든, 종가 기준으로든 시총 1위에 오르건 이날이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5년 전만해도 시총 상위 20위 안에도 못 들던 기업이다. 2022년에야 시총이 10위 안에 진입했고 지난해엔 시총 5위권이었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170% 급등했다. 생성형 AI 챗봇인 챗GPT가 등장한 2022년 말부터 따지면 9배 이상 폭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99년 기업공개(IPO)로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25년간 엔비디아 주식의 수익률이 재투자된 배당금을 포함해 59만107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가 오르면서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의 순자산은 1170억달러로 늘어나 세계 11위 부자 자리에 오르게 됐다. 지난 5월 말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10대 1로 주식 분할을 발표한 이후 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랐다.

엔비디아의 성장 발판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AI 칩이다. AI 칩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플랫폼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약 80%를 점하며 지배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주요 기술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엔비디아가 가치사슬 상위에서 포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MD 등이 AI 칩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성능과 소프트웨어 등 AI 플랫폼으로서의 완결성 측면에서 엔비디아가 초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분기(올 2~4월)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액이 266억달러로 전년비 427%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의 약 86%가 AI 중심의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나온다.


반면 지난해까지 전세계 시총 1위를 달리던 애플은 아이폰 판매가 정체되면서 성장 동력이 약화되며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수년간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면서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쳤다는 평가다. 최근 전기차 개발을 포기하고 AI 전략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는 모습이지만 이 역시 AI 앱 활용을 위해 아이폰 판매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 때문으로 사실상 신성장 동력은 부재한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투자해 49%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 AI 시장에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AI 모델 개발과 실행에 적합하도록 투자하는 한편 모든 제품에 생성형 AI 모델을 탑재한 코파일럿 서비스를 선보이고 최근에는 AI 기능이 종합적으로 포함된 코파일럿+ PC를 출시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주 펀드인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 ETF(XLK)의 엔비디아 비중 증가도 예정돼 있어 주가가 추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XLK에서 엔비디아 비중은 현재 6%에서 오는 21일 장 마감 후까지 21%로 15%포인트 늘려야 한다. 추가 매입할 주식 규모는 약 100억달러다.

반면 애플은 XLK 내 비중이 22%에서 4.5%로 낮아져야 해 이 펀드에서 110억달러가량 매도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배런스는 엔비디아와 애플 모두 시총이 3조달러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억달러 규모의 매매가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XLK 내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중은 22%에서 21%로 거의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엔비디아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따라잡을 만한 회사가 없어 한동안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로젠블라트증권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이날 종가보다 47% 높은 200달러로 올렸다.

웨드부시 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GPU 칩은 본질적으로 기술 분야의 새로운 금이나 석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배런 캐피털의 마이클 리퍼트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는 단순히 칩을 파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와 기술 개발 생태계가 독점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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