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는 쉬고 '자영업자'는 일했다? 의사들 극과 극 휴진율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6.19 15:38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의료계 총파업(집단 휴진) 관련 현장조사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들이 19일 오후 점심 식사 후 조사를 재개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공정위는 이날 현장조사에서 의협이 소속 개원의 등을 상대로 집단 휴진을 강요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자료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2024.6.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정부의 의대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이 '집단휴진'과 '무기한 휴진'을 새 카드로 내민 가운데, 휴진 참여에 대한 '월급쟁이'(대학병원 교수)와 '자영업자'(개원의) 간 온도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휴진해도 수입(급여)에 지장이 없는 대학병원 교수의 경우 참여율이 높은 반면, 휴진과 수입이 직결되는 개원의의 경우 참여율이 저조해서다.

19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실시하는 '무기한 휴진'에 참여한 교수는 532명으로, 서울대 의대 소속 진료 교수 970명 가운데 54.8%에 달했다. 여기엔 외래진료를 휴진하거나 축소한 경우, 수술·시술·검사 일정을 미룬 경우가 포함된다. 강희경 비상대책위원장은 "외래는 중증·난치 질환 중심으로 진료가 축소됐다"며 "진료 예약 변경은 담당 교수의 환자 상태 판단, 비대위에 접수된 환자의 요청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또 수술장이 있는 3개 병원의 합계 수술장 예상 가동률은 휴진 전 62.7%에서 휴진 후 33.5%로 낮아졌다. 현재 임상 진료과 20곳 모두 무기한 휴진에 참여하고 있다. 강 비대위원장은 "(교수 판단으로) 휴진을 위해 진료 예약이 변경된 경우 개별 교수 자체적으로, 또는 비대위 지원을 통해 환자들께 알려드리고 있다"며 "현재까지 비대위에 접수된 지원 요청 건 모두에 대해 예약 변경과 환자 알림 절차가 끝났다"고 밝혔다.

18일 의협이 주도한 전국 단위 집단휴진과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엔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빅5' 병원 모두 참여했다. 이날 휴진과 총궐기대회에 참여한 빅5 소속 교수들은 사전에 수술 등의 일정을 미루거나 축소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된 전신마취 수술 건수는 총 65건에 불과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141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약 54%나 줄인 것이다.

이어 이들은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란 전제조건을 내걸고, 각각 무기한 휴진 돌입 일을 정했거나 논의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오는 27일부터 응급·중증 환자 진료를 제외한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대상자 중 79.1%(292명)가 '7월 4일 휴진 개시'에 찬성하면서 내달 4일부터 일주일간 휴진에 들어간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교수의 30.2%는 휴진 기간을 정해두지 않은 '무기한 휴진'에 찬성표를 던졌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도 무기한 휴진을 논의하기로 했다. 성균관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무기한 휴진에 대해 논의한 후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무기한 휴진 관련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전체 교수 총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성모병원 교수들도 추가 휴진 여부를 논의 중이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학대학 융합관 박희택홀에서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국 의료제도 속 비급여 실손보험' 심포지엄에서 서울대학교 병원 의료진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2024.6.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하지만 개원가의 휴진 참여율은 저조했다. 18일 의협은 "자체 조사 결과, 50%가 휴진했다"고 주장했지만,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의원급 휴진율은 14.9%로 집계됐다. 심지어 2020년 의협 집단휴진율(32.6%)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복지부가 발표한 전국 의원급 휴진율 조사 결과(18일 오후 4시 기준)에 따르면 지역별로는 대전(22.9%)의 휴진율이 가장 높았으며, 전남(6.4%)이 가장 낮았다. 서울(16.6%)과 세종(19%), 경기(17.3%), 강원(18.8%), 전북(15.2%)도 휴진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이처럼 대학병원과 개원가의 휴진 참여율이 극명한 차이를 보인 데 대해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교수가 이날 잡힌 진료를 변경한다고 해서 그달 교수의 월급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휴진이 당장의 수입과 직결되는 개원의와 입장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기자에게 "교수가 학회 참석하거나 휴가를 내야 할 때 '휴진신청서'를 전산으로 작성해 제출하는데, 휴진 사유에 (미룬 진료를 언제 실시할지) '보충 진료계획'을 써내야 한다"며 "원칙상으로 진료 총량은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집단휴진으로 연기·축소한 진료 건에 대해서는 다른 일정에 메꿔야 한다는 것. 하지만 전공의 공백으로 진료가 쏠려 휴진하려는 교수가 많은 만큼 총량을 채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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