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득실?" 에어컨 켰더니 '퀴퀴한 냄새'…호흡기 의사의 '경고'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4.06.19 13:34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며 전국에 폭염특보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가전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이번 달 에어컨 판매가 전달 보다 30%이상, 선풍기는 80%이상 더 팔리고 있다. 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에어컨과 선풍기가 진열되어 있다. 2024.6.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19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보된다. 반면에 일부 내륙 지방은 폭염 주의보가 확대 발효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본격적인 여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많은 양의 비와 함께 폭염까지 겹치며 에어컨과 제습기 사용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 가전제품은 장마와 무더위를 극복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오히려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온상이 되기도 한다. 성능을 유지하고 전기세를 줄이기 위해서도 정기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에어컨과 제습기의 필터와 열교환기 등에는 미생물이 서식하기 쉽고 이것이 공기 중에 부유하다가 인체로 들어오면 알레르기 반응, 천식, 비염 등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가전제품을 사용하기에 앞서 가정과 사무실의 여름철 가전제품을 정비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곰팡이 번식에 최적의 장소


에어컨은 냉각제를 액체로 응축했다가 다시 증기로 바꾸는 과정을 반복하며 냉방효과를 낸다. 가동을 멈추면 내부에 남은 물방울이 습한 환경을 만들어 각종 유해균과 곰팡이 등이 번식하기 쉽다. 제습기도 에어컨과 비슷하게 작동한다. 건조식 제습기는 공기 중의 습기를 직접 흡수하거나 흡착시키고 냉각식 제습기는 공기 중의 수증기를 물로 응축시켜 습기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특히, 냉각식은 에어컨과 같이 냉매를 이용해 제습하는데 이 과정에 필터에 걸러진 유해 물질을 제대로 청소하지 않고 바로 틀면 미생물이 공기 중에 퍼져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곰팡이다. 일단 가전제품을 켰을 때 퀴퀴한 냄새가 나면 곰팡이가 생겼을 확률이 매우 높다. 곰팡이는 천식, 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천식 환자에게는 만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주로 오한, 발열, 흉통, 호흡곤란, 가래 끓는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방치하면 만성 기침, 오한, 객혈, 체중 감소 등으로 악화해 건강을 망칠 수 있다.


에어컨 관리에 소홀하면 레지오넬라균도 증식하기 쉽다. 주로 중앙냉방 장치를 사용하는 빌딩의 냉각기 내 냉각수가 오염돼 생기는데 가정용은 거의 감염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앙냉방 장치를 활용하는 사무실에서 장시간 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사무실 내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크게 독감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독감형과 두통, 근육통, 고열, 오한 등 증상을 일으키는 폐렴형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되기도 하지만 면역력이 매우 악화한 상태에서는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에어컨 켤 땐 환기 필수


에어컨과 제습기는 처음 사용할 때는 물론 사용 중에도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터는 최소 2주에 한 번씩 꾸준히 씻어 미생물이나 곰팡이가 오래 머물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필터를 청소하는 것으로도 곰팡이를 7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필터를 청소할 때는 우선 청소기 또는 칫솔 등으로 먼지를 털어내 주고, 먼지가 많다면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서 닦고 그늘에 완전히 말린다. 필터 청소할 때는 곰팡이 포자가 공기 중에 퍼져 인체로 유입될 수 있으니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창문은 열어둔다.

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사용 습관도 중요하다. 에어컨 작동 초반에 곰팡이가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틀고 나서 5분 정도는 창문을 열어 환기해주는 것이 좋다. 또 사용 후에는 바로 끄지 말고 10~20분 정도 송풍모드를 작동해 내부를 건조해야 곰팡이의 번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동하는 중간에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줘야 한다.

류혜승 과장은 "에어컨 사용 후 열과 콧물, 인후통, 코막힘, 두통, 피로감, 관절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생길 경우 단순한 감기로 생각해 참지 말고 정확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만약 세균이나 곰팡이에 의한 폐렴일 경우 패혈증, 폐농양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는데,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더 위험하기 때문에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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