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車시장, 적응 바쁜 부품사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 2024.06.20 16:32
자동차 부품 공장 내부 생산모습.
모빌리티 시장이 시시각각 격변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전동화로 상징되는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미래 모빌리티는 주행은 기본이고 편의와 안전, 감성의 영역을 망라한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는 이미 막이 올랐다.

변화의 흐름은 글로벌 부품사 순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독일 모빌리티 전문 컨설팅 기업 베릴스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사' 분석에 따르면 전통적인 부품사들의 순위는 하락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29위), SK온(59위), 삼성SDI(63위) 등이 배터리와 전장 사업을 바탕으로 10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의 CATL(7위) 역시 184%나 되는 매출 성장으로 폭발력을 이어가며 주목받았다. 베릴스는 "중국 회사들이 큰 매출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실적 면에서 독일과 일본 부품사들의 파이를 잠식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업체들의 위기감은 크다. 국내 완성차들의 실적 호조에도 글로벌 부품업계 내 우리 기업들의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낮았고, 이제 가격면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결국 국내 부품사들은 고부가가치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경쟁력 강화라는 지상과제에 직면했다. 글로벌 부품업계는 미래 모빌리티 신기술 확보를 위한 공격적 M&A와 이해관계에 따른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독일 ZF 프리드리히샤펜은 미국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문업체 와브코를 70억 달러에 인수, 전기상용차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나섰다. 업계 1위 보쉬는 미국 반도체 파운트리 기업 인수를 진행 중이고, 2위 덴소는 파운트리 최강자 대만 TSMC의 일본 반도체 공장 신설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부품업계도 백화점식 사업구조, 패스트 팔로워 전략에서 탈피해 미래차 핵심 기술 중심으로 수익성과 내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글로벌 순위에 등재된 국내 기업들은 배터리, 전동화, 전장, 공조시스템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전자, IT, 에너지, 엔터테인먼트 분야 핵심 기술이 모빌리티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각자 생존을 건 '한방'에 R&D 투자 역량을 쏟아붓는 추세다.

일례로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사업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 PE시스템 생산 설비를 내재화해 양산 배치하고, 차량용 전력반도체 등 전동화 핵심부품 역시 설계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독자경쟁력과 수익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바탕으로 캐나다 마그나를 제치고 글로벌 톱5 부품사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대전환에 맞춰 부품업계가 글로벌 경쟁을 위한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 역시 시의적절한 정책적 뒷받침과 규제 정비, R&D 지원 등으로 엄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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