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와인 인기…프리미엄 늘리고 잔술도 판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 2024.06.21 11:23
/사진제공=아영FBC
와인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와인업계가 제품 포트폴리오와 와인 리테일샵(소매점)의 내실을 다지는 등 재정비에 나섰다. 와인 소비는 줄었지만 와인 입문자가 많아진 만큼 추후 고급 제품으로도 소비가 확대될 거란 가능성을 염두에 둔 판단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와인 유통사 4곳의 매출이 모두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와인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역대 최대 수입량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이후 위스키, 하이볼 등으로 수요가 옮겨 가면서 지난해부터 판매가 부진한 상태다.

와인업계는 와인 소비 위축에 따라 할인 행사로 저가 제품 재고를 소진함과 동시에 포트폴리오와 와인 매장을 재정비하면서 프리미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엔 저가 와인 등 입문용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면 최근에는 중고가에서 프리미엄까지 제품군을 넓히는 추세다.

신세계L&B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벌인다. 와인은 보통 소매샵에서 직원의 권유로 판매가 이뤄지는 시장인데 브랜드만으로도 제품을 바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직원 권유 없이도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류 전문 매장 '와인앤모어'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한다. 이를 위해 와인으로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화장품으로 신사업을 벌이는 것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성격을 갖추는 일환이다. 와인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고 어울리는 와인과 패키지를 구성해 함께 판매하는 식이다. 추후 이커머스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와인앤모어 매장 47곳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지난해 3곳을 폐점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본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와인 소비 트렌드가 점차 고급화되는 점을 고려해 프리미엄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주력 브랜드는 칠레 와이너리 산 페드로의 '1865', 이탈리아의 '신퀀타', 뉴질랜드의 '크래기 레인지' 등이다. 또 스파클링 와인 소비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해당 제품군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실제 스파클링 와인의 점유율은 2021년 대비 7% 증가했다.


아영FBC도 프리미엄 와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와인 보존 장치인 '코라빈(Coravin)'을 선보이고 있다. 고가 와인을 한 병으로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운 점을 고려해 와인을 글라스 와인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잔 단위로 와인을 판매하는 '글라스 와인'에 주력한다. 아영FBC는 올해 'By the Glass' 콘셉트가 확고해질 거라 내다봤다. 최근 정부가 허용한 잔술 판매와도 맛닿아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아영FBC 관계자는 "그동안 와인을 즐기고 싶은데 1병을 열어서 모두 마셔야 했던 와인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결하면서 유통 시장에서 새로운 판로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에는 리테일샵 '와인나라'를 주요 거점인 서울 명동에 열어 전략 매장으로 삼는다. 이로써 와인나라 11개 직영점을 운영해 매장마다 국가·품종별로 주제를 나눠 글라스 와인 체험 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첫 상장사인 나라셀라는 와인 매장 '와인픽스'에 집중한다. 올해 추가로 출점하려던 계획을 잠시 미루고 현재 운영하는 50여개 매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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