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출한 기업" 치켜세우던 버핏 돌변…'비야디' 지분 또 팔았다, 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4.06.18 11:02
2010년 9월30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비야디 기자회견에 참석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블룸버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지분을 또 줄였다. 과거 비야디를 '특출한 기업'이라 평가했던 그가 추가 매각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지난 11일 비야디 주식 134만7500주를 주당 평균 230.46홍콩달러(약 4만680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액은 3억1054만홍콩달러(약 548억1341만원)다. 이번 매각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비야디 주식 수는 7703만3642주에서 7568만6142주로, 지분율은 7.02%에서 6.9%로 줄었다.

버핏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절친'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의 추천으로 지난 2008년 비야디 주식 2억2500만주(지분율 20%)를 매입했다. 당시 평균 매입가는 주당 8홍콩달러였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매입 이후 중국을 비롯해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비야디 주가는 급속도로 올랐고, 버핏 역시 큰 이익을 얻었다. 외신에 따르면 비야디 주가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매입한 2008년부터 2022년 사상 최고치까지 600%가량이 급등했고, 회사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비야디 보유 지분의 절반을 매각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비야디 주식 추가 매각 소식을 알렸다. /사진=홍콩증권거래소 홈페이지

시장은 이번 매각의 배경을 전기차를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 멍거의 사망, 다른 산업 투자를 위한 자본 마련 등으로 꼽는다.

비야디는 휴대전화 배터리 제조사에서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 수요 부진과 함께 업계 내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하자 비야디에 대한 버핏의 관심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금융정보사이트 마켓비트의 크리스 마코치는 "버핏은 주식 매수 후 보유 투자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로, 더 나은 자본운용 기회를 발견했을 때 주식 매각에 나선다"며 여러 측면에서 압박받는 전기차 주식(비야디)을 매각해 다른 투자를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멍거 부회장의 사망이 이번 매각에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과거 버핏은 자동차 산업이 어렵다고 했지만, 멍거는 비야디와 테슬라를 선두주자라고 평가했다"고 언급했다. 마코치 역시 "멍거의 사망이 전기차 업계에 대한 모든 잡음과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가 비야디의 지분을 더 줄이기로 한 이유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방이 중국의 공급과잉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것도 비야디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비야디 전기차에는 17.4%의 관세가 추가 부과된다. 하지만 시장은 비야디가 유럽 공장 설립 등으로 추가 관세에도 EU에 수익성 있는 수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야디의 추가 성장을 점친다. 17일 홍콩증시에서 비야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4% 오른 233.4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승률은 11.4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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