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해상운임…중국 밀어내기에 컨선 시장 혼란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4.06.16 14:31
6일 1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해운운임이 10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중국이 대중 무역제재 심화 가능성에 미리 대응해 물동량을 늘리면서 컨테이너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선복부족과 운임상승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의 물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지난 14일 기준 전주보다 194.35포인트 상승한 3379.22를 기록했다. 홍해 사태 영향으로 지난 3월 29일 이후 10주째 오름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이후 두 차례 더 운임이 뛰었다. 3000선을 상회한 건 물류 적체 현상이 심했던 2022년 8월 26일(3154.26)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이다.

북미, 유럽 등 주요 항로 운임이 가파르게 올랐다. 미주 동안은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지난주보다 546달러 오른 7993달러, 미주 서안은 697달러 상승한 6906달러다. 지중해 노선은 1TEU(6m 컨테이너 1개)당 64달러 오른 4848달러, 유럽 노선은 230달러 상승한 4179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노선은 95달러 오른 2950달러로 집계됐다. 호주·뉴질랜드는 98달러 내린 1382달러, 남미는 327달러 오른 8263달러다.

홍해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SCFI는 3배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SCFI는 1000 안팎을 기록하다가 같은해 12월 중순부터 홍해 이슈로 오르기 시작했다. 세계 주요 해운사가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유럽과 미주로 향하는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운임 상승으로 이어졌다. 희망봉 우회에 따라 운항 거리가 증가했고 선복 공급 부족 현상을 초래하면서다.

중국발 해운 물동량이 늘어난 것도 운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자국에 대한 무역제재가 거세질 거라고 예상하고 미국과 대미 우회 수출이 가능한 멕시코·캐나다에 보내는 화물량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 해운 분석업체 제네타에 따르면 중국-멕시코 간 컨테이너 운송량 증가율은 재작년 3.5%에서 작년엔 34.8%로 급증했고 올해 1월은 전년 동월 대비 60% 늘었다. 미국은 오는 8월부터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최고 100%까지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국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은 화물량이 적어 수출할 때마다 단기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높아진 운임에 더해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까지 이중고를 겪으면서다. 북미향 컨테이너선은 보통 중국을 거쳐 부산항을 찍고 태평양을 건너는데 중국 물량이 늘면 한국 제품을 선적할 공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도 해상 물류 지원 대책을 긴급 마련한 상황이다. 이달부터 HMM을 통해 미국 서안, 동안 지역을 비롯해 중동 지역에 총 9000TEU 규모의 임시선박 3척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반기 중으로는 총 7만 TEU 규모의 대형 신조 컨테이너선 7척을 주요 노선에 투입하고, 항차당 1685TEU 규모의 중소·중견기업 전용선복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중국발 물동량이 많아지고 있다"며 "수에즈 운하 통항 회피도 최소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 올해 운임 안정화는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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