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은 아파트서 꺼졌는데, 공사장으로 출동한 경찰…한 생명 구했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4.06.16 09:08
삽화, 경찰, 경찰로고, 로고 /사진=김현정
경찰이 순간적인 판단력을 발휘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한 생명을 구했다.

16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0시59분께 강서경찰서에 '아버지가 10분 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낸 뒤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휴대폰이 마지막으로 꺼진 곳은 아파트 단지 내였다.

그러나 경찰들은 아파트 인근의 공사장으로 먼저 출동했다. 평소 해당 지역 지리를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윤성 강서경찰서 공항지구대 경사는 "초임 때 3년 정도 이 근방에서 근무해 지리를 잘 알고 있었다"며 "아파트 단지 옆에 지하차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 공사장 안쪽에 차량이 있지 않을까 싶어 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휴대폰이 최종으로 꺼진 곳은 아파트 단지 내였지만, 아파트 내에서 번개탄을 피우기보다는 공사장에서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함께 출동했던 이재훈 강서경찰서 공항지구대 경위도 평소 순찰을 자주 돌아 지리에 익숙했다고 한다. 이에 공사장으로 출동하는 데 뜻이 모였다.

경찰들은 공사장 구석에서 번개탄을 피운 남성의 차량을 발견했다. 신고가 접수된 지 8분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다.


경찰들은 차량 문을 개방한 뒤 타고 있는 번개탄을 제거한 후 가족에게 인계했다. 해당 남성은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최 경사는 "번개탄 초동 조치를 다 한 다음 아내와 둘째 아들이 현장에 도착했는데, 아내 분이 '금방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얘기하더라"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빠르게 구조해서 가족들한테도 감사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지만, 그 전에 극단적 선택 시도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극단적 선택 관련 기사에서 자살 관련 센터에 연락하도록 안내하지 않냐. 홍보가 잘 돼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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