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미지명→투수 전향→육성선수 입단' 154㎞ 우완, 감격의 첫 SV "프로에 문 닫고 들어왔는데..."

스타뉴스 고척=김동윤 기자 | 2024.06.16 07:48
두산 최지강이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프로 첫 세이브를 기록하고 기념구를 들고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슈퍼 루키 김택연(19)이 3연투로 뛰지 못하는 날이었지만, 그 공백을 찾을 수 없었다. 그에 못지않은 강속구 우완 최지강(23)의 존재 덕분이다.

최지강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3954명 입장)에서 두산이 4-1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나무랄 데 없는 피칭이었다. 선두타자 김태진을 2구 만에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고영우는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좌익수 뜬 공 처리했다. 김건희에게 안타를 맞긴 했으나, 대타 최주환을 3구 만에 우익수 뜬 공으로 돌려세우며 공 13개로 9회를 마무리했다.

덕분에 3연승을 달린 두산은 40승 2무 30패로 1위 KIA 타이거즈(40승 1무 28패)와 1경기 차 2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두산 이승엽 감독은 "최지강의 데뷔 첫 세이브를 축하하며, 지금처럼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칭찬했다.

최지강은 "(김)택연이가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내가 9회 마운드에 올랐다. '7회나 8회나 9회나 똑같다'는 생각하기보다는 '오늘만큼은 내가 마무리'라고 생각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스트라이크만 던지겠다고 생각했는데 범타가 나온 덕분에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9회 세이브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건 그날, 그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불펜투수에게만 주어지는 기회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내게 기회를 주셨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다"며 "세이브 숫자에 대한 욕심은 없다. 지금처럼 택연이가 쉬는 날에 기회가 온다면 최선을 다해서 던질 뿐"이라고 담담하게 심정을 전했다.

두산 최지강이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최지강의 지난 이력을 돌아보면 감격의 첫 세이브라고 할 만하다. 광주서석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를 졸업한 최지강은 장타력 있는 3루수로 평가받았지만,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고 강릉영동대로 진학했다. 강릉영동대에서 강한 어깨를 이유로 사이드암 투수로 전향했고 또 한 번 프로의 문을 두드렸으나, 이조차 실패했다.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 두산이었다. 2022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지강은 그해 8월 처음 1군에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25경기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했고 올해는 성장세가 더 눈부셔 최고 154㎞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38경기 2승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을 마크하고 있다.

자연스레 김택연, 홍건희, 이병헌 등과 함께 두산의 필승조를 형성하며 팀의 1위 경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승엽 감독도 1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이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면서 "홍건희, 이병헌, 최지강 등 우리 불펜진이 좋다. 어느 누가 나가더라도 믿고 맡길 만큼 능력이 되는 선수들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믿고 있다"고 강한 신뢰를 보인 바 있다.

두 번의 프로 미지명의 아픔을 겪은 최지강의 필승조 활약은 또 다른 육성선수들에게는 희망이 된다. 최지강은 "첫 승, 첫 홀드에 이어 첫 세이브도 기록했다. 프로에 입단할 땐 문을 닫고 들어왔다. 그런 내가 한국에서 가장 수준 높은 무대에서 기록을 하나씩 쌓아간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성장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 최지강이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프로 첫 세이브를 기록하고 김기연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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