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안경비대가 오는 15일부터 남중국해 영해를 침범한 혐의를 받는 선박을 재판 없이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은 "지역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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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해 침범 용의자 재판 없이 최대 60일 구금━
SCMP는 중국 해안경비대가 이 같은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8년 해안경비대를 행정부처에서 준군사조직인 무장경찰로 이관한 이후 경비대의 단속 권한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남중국해에서 스카버러 암초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분쟁 중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역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연안국 주권과 공해상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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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중국해 분쟁' 국제재판소 판결도 무시 ━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주변국들은 중국이 배타적경제구역(EEZ)을 침범한다며 반발했다.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에서 "인공섬을 지어 영해를 늘리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이 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 판결을 무시한 채 기존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2016년 '임시 특별조치'를 발표,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서 소형 선박에 한해 필리핀 측의 조업을 허용하고 암초 22km 밖에서 필리핀 측 군함, 경비정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뒤로도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필리핀 어선이 스카버러 암초 인근에 모일 때마다 중국 측에서 부유물로 장벽을 세워 진입을 막았다는 것. 필리핀 어민들은 중국 때문에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스카버러 암초 인근 어선들에게 물자를 보급하려던 필리핀 수산청 선박을 향해 중국 해경선들이 물대포를 발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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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불리 구금하면 주변국 결집 명분"━
증지화 상하이 자오퉁대학 부교수도 "중국이 분쟁지역에서 자국 법률 집행을 강행한다면 외교적 사고로 이어져 양국 관계가 파탄날 가능성이 있다"며 "분쟁지역에서 (구금) 법 집행에 적극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CMP는 중국 국영 CCTV 보도를 인용,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서 최신예 구축함 3척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중국 항모전단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 055형 구축함 3척이 한 곳에서 동시에 훈련을 실시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는 올해 미국, 필리핀 연례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이 사상 처음으로 필리핀 영해 바깥 남중국해 EEZ에서 실시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19일 간 진행된 이번 훈련에서 양국 군대는 대만과 스프래틀리 군도를 탈환하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4월 기사에서 발카탄 훈련에 일본 자위대도 공식 참가하는 방안이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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