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은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출전,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게임 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던 구자욱은 이 경기에서도 불타올랐다. 초반에는 잠시 주춤했다. 1회 초 1사 2루에서 NC 선발 신민혁과 상대한 그는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쳤으나 좌익수 플라이로 잡혔다. 이어 3회에도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되고 말았다.
하지만 경기 중반부터 구자욱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5회 초 이재현의 투런 홈런으로 4-3 리드를 잡은 후 타석에 들어선 그는 우익수 옆으로 향하는 2루타를 기록하며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4번 박병호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 득점에는 실패했다.
구자욱은 경기 후반부 삼성의 히어로가 됐다. 7회 초 삼성은 김지찬과 이재현의 연속 안타로 1, 2루 찬스를 잡았다. 이때 등장한 구자욱은 김재열의 변화구를 받아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기록했다. 공이 원바운드로 펜스를 넘어가며 인정 2루타가 됐고,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5-4 리드를 만들었다.
이어 쐐기 타점도 구자욱의 몫이었다. 9회 초 1사 1, 2루 기회를 맞이한 구자욱은 NC 5번째 투수 송명기의 초구 패스트볼을 때려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폭발시켰다. 이번에는 1루 주자까지 모두 홈으로 들어오면서 7-4로 앞서나갔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오늘도 출발이 쉽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이)재현이나 (윤)정빈이가 잘 준비해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이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후배들을 칭찬했다. 이어 자신의 활약에 대해서는 "요즘 조금 더 과감히 승부하려고 한다. 오늘은 전력분석이 되게 좋았던 것 같고, 그래서 설정을 잘 해놓고 공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7회 결승타 상황을 언급한 구자욱은 "인정 2루타는 야구의 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한 점만 더 들어왔다면 편하게 다음 이닝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9회 쐐기타 상황에 대해 "전 타석에서 변화구를 쳤기 때문에 이번에는 직구를 노린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장으로서, 또 중심타자로서 구자욱은 필승조 투수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투수들이 너무 고생해주고 있다. 새로 온 (임)창민이 형이나 (김)재윤이 형, 그리고 (우완)이승현 형이나 (김)태훈이나 누구 하나 나무랄 것 없이 중요한 상황에 나와 너무 잘 던지고 있다"며 "그럴 때일수록 한번 쉬어주는 시간이 필요한데, 점수를 많이 못 내서 미안했다. 오늘도 점수를 더 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야구장 밖에서도 구자욱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들어서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사실 좋은 소리만 하는 선수였는데, 꼭 좋은 소리만 하는 게 좋은 선배는 아닌 것 같았다"며 본인이 쓴소리를 하면 류지혁(30)이 달래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구자욱은 "연패에 빠졌을 때는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도 속상할 것이다. 저나 (류)지혁이 같은 중간급 선수들이 분위기를 띄워야 된다"면서 "지고 있을 때 '즐겁게 하자, 내일 하면 된다'고 말하면서 일부러 감독님 들으라고 '분위기 왜 지렇게 안 좋냐' 이런 말을 하며 풀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