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길바닥에 뿌려진 '셔츠방' 전단지…경찰 뜨자 '싹쓸이'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 2024.06.14 17:28
전단지가 집중 살포되던 서울 강남 일대. 지난달 초부터 경찰이 집중 단속에 나서면서 전단지는 자취를 감췄다. /사진=김지성 기자

"언젠가부터 거리가 깨끗해졌어요. 예전에는 오토바이 한 번 지나가면 전단지가 바닥에 나뒹굴었죠."

지난 12일 밤 8시40분 서울 강남대로 인근 한 편의점 직원은 최근 한두달 사이 이 일대에 불법 전단지가 자취를 감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직원은 "미관상 지저분한데다 불법 유흥업소 광고라 보기 싫었는데 싹 사라져 좋다"고 했다.

식당, 주점 바깥에 마련된 좌석에 자리를 잡은 이들도 깨끗해진 거리에 하나같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한 주점에서 만난 서울 서초구 직장인 박모씨(32)는 "'셔츠방'처럼 보고 듣기만 해도 불쾌한 전단지가 자주 보였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막무가내로 전단지를 뿌리고 가니 보행자 안전에도 위협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직장인 김모씨(38)도 "누가 봐도 불법 성매매 업소 광고인데 학생들도 많이 오는 동네에서 이제라도 개선돼 다행"이라며 "서울 전역에 이런 전단지가 모두 사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전에도 구청 등과 협업해 단속을 했지만 전단지 살포자만을 검거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경찰은 지난달 초부터 서울 강남과 서초구 일대 불법 전단지 근절을 위한 기획 단속을 시작하면서 전단지 살포자뿐 아니라 전단지에 등장한 업소와 전단지를 제작한 인쇄소 등도 단속, 유흥주점·인쇄소 업주 등 6명을 청소년보호법, 풍속영업규제법, 옥외광고물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

이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저녁 시간대 강남역 주변 대로변과 먹자골목 등을 주요 지역으로 삼아 전단지를 대량 살포했다. 전단지에 등장하는 '셔츠룸' 형태의 유흥업소에서는 변종 음란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미관 개선 목적보다는 불법성 있는 업소의 전단지가 길거리에 뿌려지는 것이 불법 행위를 용인, 방치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 사전 제어하려는 목적이 크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단속을 실시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전단지 단속 전 서울 강남구 일대 뿌려진 '셔츠룸' 전단지.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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