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기술유출 의혹에…LS전선 "위법 확인시 법적 대응"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4.06.14 17:20
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단지에서 해저케이블을 시공하는 모습. /사진 = LS전선 제공

경찰이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를 경쟁사로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K건축사사무소를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LS전선이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업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14일 LS전선은 '기술의 경쟁사 유출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약 20년간 해저케이블 공장과 R&D(연구개발) 등에 약 1조원을 투자했다"며 "500kV(킬로볼트)급 HVDC 해저케이블은 국가핵심기술로, 제조 기술 및 설비 관련 사항이 다른 국가로 유출됐을 경우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최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건축 설계업체인 K건축 케이블 제조업체 대한전선을 조사하고 있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건축·설계를 맡아 온 K건축이 LS전선의 고전압 해저케이블 관련 정보를 경쟁업체인 대한전선에 빼돌렸다는 혐의다. LS전선에 따르면 K건축은 2008년부터 2023년까지 해저케이블 공장 1~4동 건축·설계를 전담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경찰이 피해자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통지했을 때 관련 사실을 인지했다"라며 "LS전선이 고소장을 접수한 것이 아니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K건축이) 경쟁사와 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수사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관련 업체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전압 해저케이블은 중저압 케이블에 비해 효율과 내구성이 높고, 수십~수백km의 장조장(케이블 길이)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 난이도가 높다. 중량도 최대 수천 톤에 이를 정도로 무거워 제조와 운송 모두 특수 설비가 필요하다. LS전선은 이같은 해저케이블 업종 특성상 공장 구조와 설비 배치 등을 핵심 기술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LS전선은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 업체는 LS전선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6개사에 불과하다"라며 "해저케이블 공장은 일반적인 제조공장과는 달리 업체마다 다른 레이아웃(공장 배치)을 갖고 있으며, 해저케이블 공장의 설계는 특수 설비의 하중과 배치, 수량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경쟁사의 공장을 설계하게 되면 기술유출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시 아산국가단지 고대지구에 위치한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 건설을 마치고, 지난 3일 공장 가동식을 열었다. 이 공장은 총 면적 4만4800㎡(약 1만3500평)로 대한전선은 2단계로 나눠 공사를 벌이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공정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다수의 설계업체 중 해당 업체를 선정했으며, 설계업체는 케이블 설비 및 제조 기술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전선은 2016년 이후 당진 케이블 공장에 해저케이블 생산 설비를 설치해 성공적으로 납품한 실적을 갖고 있는 등 이미 해저케이블 설비 및 생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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