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은 성명을 통해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시를 받고 방산 업체 우랄바곤자보드의 비밀 정보를 수집한 혐의를 확인했다"며 기소 사실을 밝혔다. 러시아 검찰은 그가 지난해 3월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스베들롭스크의 전차 생산업체의 비밀 정보를 캐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WSJ은 지적했다.
WSJ 소속 러시아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게르시코비치는 지난해 3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됐다. FSB은 러시아 대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하던 게르시코비치를 붙잡은 뒤 악명 높은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구금했다. 러시아 측은 구금기한을 3번이나 연장하면서 게르시코비치는 1년 2개월째 구금돼 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WSJ, 미국 정부는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WSJ은 "게르시코비치가 체포되기 직전 쓴 기사 제목은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 경제 제재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며 "국가 기밀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WSJ 기자 에반 게르슈코비치를 독일에 수감된 러시아 요원과의 포로 교환을 통해 석방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은 게르슈코비치 기자를 석방할 것이냐는 앵커의 질문에 "러시아가 회담에 개방돼 있다"고만 답한 뒤 게르슈코비치 기자가 스파이 혐의로 기소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푸틴은 "게르슈코비치는 비밀리에 기밀 정보를 수집하다 현행범으로 붙잡혔지만 그가 귀국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하지는 않는다"면서 "이 문제 해결에 금기사항은 없으며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게르시코비치 석방을 위한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월부터 포로 교환에 대해 민간채널을 이용해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환 대상은 미국에서 복역 중인 크렘린궁 관계자인 블라디슬라브 클류신으로 알려졌다. 클류신은 내부자 거래 및 해킹 혐의로 지난 2월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 중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벌어진 민주당 서버 해킹과 관련된 정보를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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