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원 산은, 동일인 대출 한도 2조 이상 늘린다…SK그룹 염두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 2024.06.14 09:51

동일차주 신용공여 법정 한도 25%… 현행 20%인 내부 규정 완화 추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 전경 /사진=임한별(머니S)
KDB산업은행(산은)이 동일 차주 신용공여 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그룹 등 반도체 산업을 영위하는 국내 기업의 대출 여력을 늘리려는 목적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은은 동일 차주 신용공여 관련한 내부 규정 완화를 추진 중이다. 산업은행법 시행령에 따르면 산은은 동일한 개인·법인 및 그와 동일한 기업집단에 자기자본(기본자본+보완자본)의 100분의 25를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다. 하나의 기업 그룹에 은행의 대출이 몰려 리스크가 확대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올해 1분기 기준 산은의 자기자본은 44조1028억원이다. 약 25%인 11조257억원이 법에서 정한 동일 차주 신용공여 한도다. 다만 산은은 내부 규정으로 이 한도를 20%로 더 조여서 관리하고 있다. 산은은 내부 규정을 바꿔 동일 차주 여신 한도를 법정 한도인 25%까지 높이려고 한다. 여신 한도가 늘어나면 동일 기업을 향한 산은의 대출 한도가 약 2조2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이 기업 대출 한도를 늘리려는 목적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서다. 특히 SK그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산은이 17조원 규모로 반도체 기업에 저리 대출을 내준다는 방안도 담겼다.


SK그룹의 대출 한도는 약 4조원가량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대출 한도가 찬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지원을 생각하면 미리 늘려놓을 필요가 있다. 17조원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정작 동일 차주 신용공여 한도 초과로 필요한 지원이 제때 못 나가선 안 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산은의 대출 한도 규정은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내부 위원회 심의로 쉽게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정 대출 한도는 25%지만 얼마나 늘릴지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면서도 "대출 한도가 반도체 지원과 투자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중 좀 더 구체화된 세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1000도 화산재 기둥 '펑'…"지옥 같았다" 단풍놀이 갔다 주검으로[뉴스속오늘]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4. 4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5. 5 유명 사업가, 독주 먹여 성범죄→임신까지 했는데…드러난 '충격' 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