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 주차난에도 "그 주차장 반대"…구로구 주민 목소리 높인 이유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24.06.14 10:00
서울 구로구 구로거리공원에 조성될 지하공영주차장 조감도./사진제공=구로구청
서울 구로구가 구로거리공원(이하 거리공원) 지하에 건설 예정인 지하공영주차장을 놓고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거리공원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거사모)은 14일 오전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구로구는 2018년부터 거리공원 지하 공간을 활용해 연면적 7313㎡, 총 202면(지하 1층 98면·지하 2층 104면)의 주차장을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거리공원 일대는 다세대 주택, 음식점 등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혼재돼 있어 주차 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손꼽혀 왔다. 이에 구로구는 "거리공원 인근 주민들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다"며 주차장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거사모는 구로구가 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리공원은 도심에서 접하기 어려운 푸른 숲으로 이루어져 인근주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쉼터이다.

이에 거사모는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에 공영주차장 조성은 많은 주민이 찬성한다"면서도 "현 거리공원 주차장 예정 부지는 심각한 녹지훼손이 불가피하며 주거밀집구역과는 주간선도로로 단절돼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간선로에 출입구 설치로 교통사고 위험 등 문제점이 많기에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한 대안을 몇 차례 구로구에 제시했으나 구로구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거리공원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도심속 숲으로, 지하공영주차장 건설로 인해 수십 년 된 나무들 중 90% 정도 벌목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구로구에서는 주차장 건설 이후 더 좋은 명품공원으로 거듭난다는 말로 주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주차난 해소를 위한 구로구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거사모는 "정작 상인회에서는 200~300m 이상 거리의 주차장이 무슨 소용이냐는 의견"이라며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거리공원을 보존하고 주민과 지역 상인들을 위한 주차장 건설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거사모는 주민 소통 부족도 지적했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는 주민 소통 부족을 이유로 지하주차장 조성과 관련한 동의안을 두차례 보류시켰다.

거사모는 "구로구는 주민의 이야기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면서 진정 주민을 위한 주차장인지, 일부를 위한 주차장인지 구청장이 직접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구로구는 주차장 건설부지의 공원은 시설물 등이 노후돼 재조성이 필요한 실정으로 가치가 있는 수목은 관내 공원, 녹지 등으로 이식하며 주차장 공사 진행 중에도 공사부지 외 공원은 그대로 이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구로구는 "거리공원 인근 주민들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고 불법주차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다"며 "주차장을 조성하되 녹지공간을 더욱 확보하고 지역의 품격을 높여줄 명품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베스트 클릭

  1. 1 "참담하고 부끄러워" 강형욱, 훈련사 복귀 소식…갑질 논란 한 달만
  2. 2 "두 번의 임신 빌미로 금전 요구"…허웅, 전 여친 고소한 이유
  3. 3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4. 4 감자 캐던 소녀, 큐대 잡더니 '국민영웅' 됐다…"한국은 기회의 땅"[인터뷰]
  5. 5 "바퀴 없으니 잘 닦여" 주부들 입소문…물걸레 로봇청소기 1위 기업의 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