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소주 좋아"…한국서 유행했던 '이 술' 베트남 MZ들 푹~[르포]

머니투데이 하노이(베트남)=유예림 기자 | 2024.06.19 09:05
베트남 하노이 따이헨의 맥주 골목에서 현지인이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를 마시는 모습./사진=유예림 기자
지난 10일 저녁 6시 베트남 하노이 따이헨의 맥주 골목. 이곳에서 만난 베트남 현지인 2030 세대 사이에는 공통적으로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를 즐기는 방법이 있다. 자두에이슬을 소주잔에 따르더니 술잔을 이마 높이까지 든 채 얼굴 뒤로 한 바퀴 돌려서 건배했다. 또 "소주 Very Good!"을 외치거나 소주를 마시는 모습을 셀프 동영상으로 찍어 틱톡에 올리는 모습을 유행처럼 볼 수 있었다.

2015~2016년 국내에서 유행했던 과일소주 열풍이 베트남으로 옮겨갔다. 국내와 달리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선 과일소주 '에이슬' 시리즈의 인기가 높다. 실제 2023년 과일소주를 포함한 기타재제주 해외 매출은 791억원으로 일반 소주 매출 602억원보다 많다. 2020년 이후로 과일소주가 매년 일반 소주보다 잘 팔리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거리에서 운영하는 고깃집 '진로BBQ'에서도 과일소주를 찾는 손님이 많다. 김광욱 진로BBQ 대표(43)는 "한국에선 참이슬이나 진로이즈백이 잘 팔리는 거에 비해 여기선 소주 매출의 80%가 과일소주고 나머지 20%가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이라며 "여성 손님이 과일소주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진로BBQ에서 식사하던 베트남 현지인 부 티 탐씨(21)는 "대부분의 마트에서 소주를 팔고 있어서 소주를 안다"며 "술을 먹을 때 얼굴이 금방 붉어지는데 과일소주는 도수가 낮아서 좋고 일반 참이슬을 마셔본 적이 있는데 도수가 높다고 느꼈다. 저도주의 술을 좋아해서 에이슬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가정 시장의 주류 지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마트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같은 날 찾은 하노이 호안끼엠구의 후지마트에선 주류 판매대의 주요 위치를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가 차지하고 있다. 진로, 일반 참이슬 외에도 과일소주 5종(자몽·자두·딸기·청포도·복숭아)가 진열돼 있었다. 누적 판매량은 청포도, 자두, 딸기, 복숭아, 자몽 순이다.


하이트진로는 스피릿 시장 규모가 작은 베트남 주류 시장을 과일소주로 계속 돌파할 예정이다. 맥주 가격대가 저렴해 주류 시장에서 맥주의 비중이 90%가 넘지만 소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해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구의 후지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소주./사진=유예림 기자
하이트진로의 에이슬 시리즈가 베트남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으로 통하는 동시에 과일소주 시장의 선구 제품이다보니 이를 따라하는 소주도 여럿이다. 마트에서도 에이슬 옆에는 소주를 상징하는 초록색 병에 한국 제품이 아니지만 '태양', '힘' 등 한국어로 이름을 지은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 유명 주류 브랜드들도 과일소주 인기에 유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필리핀 엠페라도르의 '소나이스(So Nice) 자몽 행복한'이 대표적이다.

윤현식 하이트진로 베트남 법인 팀장은 "베트남 내 하이트진로 소주의 마트 입점률은 95%에 달하는데 이중 과일소주의 비중이 더 높다"며 "교민들은 과일소주를 잘 안 마신다. 반면 베트남 젊은 세대, 여성에게 과일소주는 일반 소주로 가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 따이헨의 맥주 골목에서 현지인이 하이트진로의 과일소주를 마시는 모습./사진=유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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