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임원부터 변해라" 포스코, 스톡그랜트 폐지…'장인화표 혁신' 시동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이세연 기자, 최경민 기자 | 2024.06.14 04:11
장인화표 포스코 혁신 행보/그래픽=윤선정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돈 잔치' 논란을 빚은 스톡그랜트(주식보상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장 회장은 취임 이후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며 경영혁신 작업을 벌여 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지난 5일부터 임원을 대상으로 한 스톡그랜트 제도를 폐지했다. 장인화 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직후 "스톡그랜트 문제에 대해 사회의 눈높이에 맞춰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결국 없애기로 한 것이다.

스톡그랜트는 회사 주식을 임직원에 무상으로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최정우 전 회장 시절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명목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등으로 그룹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상황에서, 최 전 회장 등 경영진이 상여금 명목으로 100억원 규모 스톡그랜트를 받으면서 비판이 일었다. 이를 의식해 장 회장도 취임 당시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아왔던 자랑스러운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톡그랜트 폐지는 이러한 '장인화표 혁신'의 일환인 셈이다.

장 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생존하려면, 경영진부터 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에 맞춰 임원들이 지난 4월부터 기본 연봉의 10~20%를 반납했다. 또 지난달 24일부터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격주 주4일 근무'를 '주 5일' 근무하도록 환원시켰다. 포스코는 올해 초 사무직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를 도입했다. 장 회장은 임원들에게 휴일이던 금요일에 회사에 나와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라는 주문도 했다.

장 회장의 '조직 다잡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다.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포스코그룹을 둘러싼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장 회장이 '100일 현장동행'을 마치는 오는 28일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취임 이후 현장에서 들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장인화표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 게 유력하다. 최근 나온 '경영진 특권 내려놓기' 조치들 역시 이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장 회장은 일단 다음달 1일 포항 본사에서 열릴 임직원 대상 타운홀미팅을 통해 경영 구상을 공유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철강과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에는 '철강 원가 연 1조원 절감' 특명을 내리기도 했다.

인사 및 조직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4월 기존 2총괄(전략기획·친환경미래소재) 체제이던 조직을 3총괄(전략기획·이차전지소재·기술)로 개편한 것의 후속이다. 장 회장은 조직 슬림화의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중복 부서를 통합하고 인력을 재배치해야 철강 및 배터리 소재 등 주요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론이 깔렸다. 장 회장이 내세운 '7대 미래혁신 과제'에 '조직·인사쇄신 및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장 회장 취임을 전후로 포스코그룹의 '쌍두마차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철강과 배터리 소재 모두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이를 조속히 바로잡으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폭 이상의 인사 및 조직개편도 얼마든지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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