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오픈AI·올트먼 상대 소송 3개월 만에 취하…왜?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4.06.12 11:3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개발업체 오픈AI를 상대로 회사 설립 당시 협약을 어겼다며 제기한 소송을 3개월여 만에 취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일(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비즈니스 커넥트' 행사에 참석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대담서 "AI가 있는 미래는 '보편적 기본소득'이 아닌 일을 할 필요가 없는 '보편적 고소득'의 풍요로운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23.11.3 /AFPBBNews=뉴스1
11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및 AFP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머스크는 이날 오픈AI와 이 회사 CEO인 샘 올트먼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해달라고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요청했다.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이 소송에 대한 심리를 12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다. 재판 하루 전날 소송을 취하한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 측 변호인은 이 사건에 대해 '다시 제소할 수 있는 기각'(dismissal without prejudice)이라는 단서 조항을 단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계약이 오픈AI의 설립 협약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오픈AI와 올트먼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오픈AI의 영리사업 중단과 AI 기술의 오픈소스 공개도 요구했다. 오픈AI가 사실상 MS의 자회사로 변모하고, 인류의 이익을 위해 AI를 개발하겠다는 '비영리 목적' 설립 합의를 깼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015년 설립된 오픈AI의 창립 멤버이다. 35페이지에 달하는 소장에서 그는 자신이 오픈AI를 설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으며 오픈AI 초기 거액의 자금을 제공한 것, 올트먼과 의기투합하는 과정 등을 담았다.

오픈AI는 피소 이후 머스크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오픈AI는 지난 3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머스크와 오픈AI는 설립 시 그 어떤 계약이나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소송을 제기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해 재판이 본격 시작되기 전 취하했을 거라는 분석을 내놨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해진 AI 전문기업의 탄생에 본인이 기여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 소송을 걸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또 자신이 일찌감치 AI에 관심을 두고 오픈AI의 창업과 성공에 깊숙이 연관됐다는 점을 인식시켜, 별도로 세운 AI회사 'X.AI'의 홍보에 이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포드 오브라이언 랜디 LLP의 파트너 변호사인 케빈 오브라이언은 "이번 소송은 머스크의 이익을 위한 좋은 광고였다"며 "(소송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식 서면 계약을 토대로 소송이 이뤄진 게 아닌 만큼 법적인 근거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소송 취하는 머스크가 전날 애플과 오픈AI의 파트너십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10일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만약 애플이 OS 수준에서 오픈AI와 통합을 한다면, 나의 회사에서 애플 기기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방문객들은 회사 문 앞에서 애플 기기를 확인해야 하고, 전자기파를 차단하는 방 한 개 크기의 '패러데이 상자'에 보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에 대해서도 머스크는 "애플이 자체 AI를 만들 능력도 없는 데다, 오픈AI가 개인 정보를 보호할 것이라고 착각까지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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