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안 쉬어져"… 파랗게 질린 10대, 5.5시간 폐 수술, 왜?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4.06.12 05:05
전자담배를 들고 사진을 찍은 카일라/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일주일에 400개비에 달하는 전 담배를 펴온 10대 소녀가 폐에 구멍이 뚫려 목숨을 잃을 뻔 했다.

11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달 새벽 카일라 블라이트(17)는 친구 집에서 잠을 자던 중 급작스레 숨을 못 쉬어 파랗게 질린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은 카일라의 폐에 흉관을 삽입해 공기를 빼낸 후 5시간30분에 걸쳐 폐의 일부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의료진은 카일라 폐에 다량의 기포가 생겼다가 터지면서 폐에 구멍이 뚫리는 '기흉'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기흉 발병 원인으로는 전자담배 흡연을 꼽았다.

폐는 스펀지와 같이 조밀한 작은 구멍들이 있는 조직인데, 자극으로 인해 폐 표면에 작은 기포들이 형성됐다가 기포가 파열돼 구멍이 뚫리면 폐 속의 공기가 흉강으로 새어나가면서 갑작스러운 흉통과 호흡곤란, 기침 등을 겪는다.

카일라는 15세부터 전자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2년 동안 일주일 평균 400개비씩 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카일라의 아버지(61)도 담배를 끊으려 전자담배를 피워왔는데, 딸의 폐 질환을 보고 일회용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했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면서 금연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자신에겐 위험한 일이 안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은 특히 전자담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10대 사이 유행하는 액상형 전자담배./사진=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주요 소아과 의료진들도 무분별한 청소년 전자담배 유행으로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을 찾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차일라 역시 15살 때 학교에서 친구들이 피는 모습을 보고 따라 전자담배를 따라 피기 시작했고, 그것이 '무해하다'고 착각했다. 영국에서는 10대 사이 과일맛 전자담배 등이 인기다.

올해 초 전자담배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전자담배는 가장 위험한 타르와 탄소를 생성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초를 흡연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전자담배에 유해 성분이 잔존하는 만큼 많이 핀다면 여전히 위험하다. 재 영국에서 허용하는 전자담배의 법적 니코틴양은 20mg/ml다.

한국에서도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이 전자담배가 오히려 더 많은 니코틴을 흡입하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자담배 액상의 니코틴 실제 함량은 성분 표시와 다른 경우가 많아 오·남용의 우려가 있고, 연초 담배와 동일한 흡연 습관을 유지하면 오히려 더 많은 니코틴을 흡인하게 된다.

영국 런던의 치과의사 온카르 무다르 박사는 "니코틴이 입안을 건조하게 하고 침을 줄여 박테리아와 음식이 입안에 쌓이게 된다"며 "잇몸 염증, 부기,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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