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이 패배의 상징인가' 英 발칵 뒤집혔다! '특정 선수 저격'에 단단히 뿔났다... '끔찍한 학대 멈춰야' 주장 대두

스타뉴스 박건도 기자 | 2024.06.11 15:05
영국 내 인종차별 기사 논란을 보도한 BBC. 잉글랜드의 아이슬란드전 패배 당시 사용했던 부카요 사카 사진. /사진=영국 BBC 갈무리
영국이 미디어의 특정 선수 저격에 단단히 뿔이 났다. 수년간 이어진 인종차별성 헤드라인이 문제가 됐다.

영국 매체 'BBC'는 11일(한국시간) "일부 언론 매체는 잉글랜드가 아이슬란드에 패배한 모습을 설명하기 위해 아스널 공격수 부카요 사카(23)를 헤드라인에 올렸다"라며 "사카는 아이슬란드전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몇몇 매체는 잉글랜드가 패배하자 사카가 고개를 숙인 모습을 신문 전면에 배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아스널의 전설적인 공격수 이안 라이트(61)가 분노했다. 'BBC'에 따르면 라이트는 "기사 전면에 들어갈 사진을 정하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카의 모습을 기사 전면에 배치한 언론들이 명백한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BBC'에 따르면 영국 매체 '더 스타'와 '더 선', '텔레그래프'는 사카의 사진을 사용해 잉글랜드의 아이슬란드전 패배를 조명했다. 심지어 'BBC'도 "BBC 스포츠 웹사이트의 실시간 중계에서도 사카가 교체 투입된 후 모습을 아이슬란드전 패배 기사에 실었다"라고 고백했다.

지난 유로 대회에서 승부차기 실축 후 얼굴을 감싸 쥔 제이든 산초(왼쪽). /AFPBBNews=뉴스1
부카요 사카. /AFPBBNews=뉴스1
인종차별 반대 단체인 'Kick It Oout'의 최고 경영자 토니 버넷은 각 매체 편집자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며 비판했다. 'BBC'에 따르면 버넷은 "지난 몇 년간 미디어 산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건 인정한다. 인종차별자들이 처벌을 받도록 도움을 준 것도 안다"라면서도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표할 것이다. 유로 2024를 앞두고 끔찍한 일들이 다시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이미 사카와 마커스 래시포드, 제이든 산초(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대회에서 끔찍한 온라인 학대를 겪은 바 있다"라고 말했다.

버넷이 언급한 인종차별적 학대는 지난 유로 대회에서 나왔다. 사카와 래시포드, 산초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유로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모두 실축했다. 'BBC'에 따르면 해당 선수들은 페널티킥 실축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무수한 인종차별을 당했다.


사카. /AFPBBNews=뉴스1
버넷은 "미디어에서 흑인 선수들을 표적으로 삼는 행위는 오랜 기간 이어졌다"라며 "이는 흑인 및 소수 민족이 학대당할 수도 있는 메시지를 던진 꼴이었다. 헤드라인 이미지를 선택할 때 이런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흑인 선수인 라이트도 언론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특정 선수가 패배의 상징이 된 걸 봤다"라며 "선수들에게 순수한 응원과 사랑을 주길 바란다. 잉글랜드는 토너먼트 내내 국가대표 선수들을 돕는 데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잉글랜드는 오는 17일 세르비아전을 시작으로 덴마크, 슬로베니아와 유로 2024 본선 무대에서 맞붙는다. 과거 자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던 사카는 이번 대회 최종 명단에도 들었다. 산초와 래시포드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체제의 잉글랜드 대표팀 최종 26인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숙인 산초를 안아주는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AFPBBNews=뉴스1
승부차기 실축 후 좌절하는 마커스 래시포드(왼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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