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34조원' 이스라엘 반도체 공장 건설중단"…자금 문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4.06.11 14:59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250억달러(약 34조4250억원) 규모의 이스라엘 공장 건설 계획을 중단했다. 인텔 측은 건설 중단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간 가자지구 전쟁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부 외신은 전쟁 관련 이스라엘 정부의 보조금 지급 불확실성과 인텔의 자금난 등을 건설 중단 배경으로 꼽는다.

/로이터=뉴스1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스라엘 경제지 칼칼리스트 보도를 인용해 인텔이 이스라엘 현지 건설업체에 반도체 공장 건설 작업을 일시 중단해달라고 요청했고, 인텔의 이스라엘 협력 업체들은 최근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장비와 자재공급 계약 취소 통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재무부도 인텔의 새 공장 설립 중단 결정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인텔은 지난해 12월 250억달러를 투자해 이스라엘 키르야트 갓(Kiryat Gat)에 '팹 28'(Fab 28)로 불리는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공장은 2028년 가동을 시작하고 2035년까지 운영해 10nm(나노미터·1nm=10억분의 1m)급 공정인 '인텔 7'을 주력으로 양산할 계획이었다.

인텔은 '팹 28' 설립으로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32억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받고, 향후 10년간 이스라엘 공급업체로부터 600억셰켈(약 22조380억원) 상당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회사는 앞서 '팹 28'이 "유럽·미국에 대한 투자와 함께 더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육성하려는 인텔 노력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스라엘 새 공장 건설에 의미를 부여했었다. '팹 28'을 포함해 인텔은 현재 이스라엘에 4개의 생산공장을 구축 및 운영하고 있고, 직원 수는 1만2000명에 달한다.


인텔의 이스라엘 반도체 제조공장 '팹28' 조감도 /사진=인텔
인텔 측은 성명에서 공장 건설 중단 이유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우리의 주요 글로벌 제조 및 연구개발(R&D) 현장 중 하나이고, 우리는 이 지역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인텔의 전 세계 사업장에서의 제조 확장 범위와 속도는 다양한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우리 업계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관리하려면 변화하는 일정에 적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중단이 공장 건설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결정은 비즈니스 상황, 시장 역학, 책임 있는 자본 관리 등을 기반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신은 '팹 28' 공장 건설 계획이 6개월 만에 중단됐고, 프로젝트 재개 시기도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영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레지스터는 "인텔 성명에서 '자본 관리'에 대한 언급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비용 조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공장 건설 재개 시기는 자금 조달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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