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도 과학이다"...덮으면 체온 8도 '뚝', 정해인도 엄지척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4.06.12 14:35

[열대야, 잠 잘 이루는 밤]①세사, 국내 냉감침구의 원조

편집자주 | 다 같은 냉감침구가 아니다. 올 여름 첨단기술의 '정해인 침구' 세사리빙과 자연주의 '아이유 침구' 이브자리가 냉감침구로 제대로 붙는다. 두 냉감침구 개발자를 만나 냉감의 원리와 침구 관리법을 물었다.

세사 2024 아이스침구 '에어아이스'./사진제공=웰크론.
냉감침구 기술은 발명보다 '발견됐다'는 표현이 자연스럽다. 수년 전 일본의 한 섬유회사가 절단 방지 장갑과 방검복 등에 쓰일 섬유의 강도를 높이다 섬유의 분자 구조가 철과 비슷해져 철처럼 피부의 체온을 빠르게 뺏는 섬유를 개발했다. 그렇게 일본은 세계 최초의 냉감침구를 출시했다. 한국에선 2016년 웰크론의 권은희 기술연구소장이 같은 원리로 첫 냉감침구를 만들었다.

권 소장은 12일 본지 인터뷰에서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포스트잇을 발명한 것처럼 냉감침구도 예상치 않은 발견이 만든 재밌는 제품"이라며 "한국에서 시험 삼아 만든 것이 반응이 좋아 꾸준히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여름 더위보다 걱정인 전기 요금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해인 침구'로 통하는 세사와 세사리빙은 웰크론의 침구 브랜드들이다. 웰크론은 국내 합성섬유업계 1세대 기업이다. 마스크와 담수처리 시설 필터에 인공혈관도 만든다. 경찰과 군(軍)에 방탄복과 방검복, 우크라이나에 개인보호용 방탄판도 납품한다. 국내 섬유기술을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냉감침구도 웰크론 섬유 기술의 산물이다.

올해는 기존제품보다 냉감 성능을 30% 향상시킨 신제품 '에어터널 아이스침구'를 출시했다. 기존 제품은 피부에서 열을 빨리 뺏어도, 열이 침구에 한동안 남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몸이 서서히 다시 더워졌다. 신제품은 에어터널로 특허를 받은 제품이다. 기존의 냉감침구들은 피부가 닿는 쪽 실과 바깥쪽 실, 또 다른 실 하나가 3중으로 빈틈없이 촘촘히 얽혔는데, 신제품은 중간중간에 공기가 통할 공간을 뒀다.
권은희 웰크론 기술연구소장./사진=김성진 기자.
냉감 성능을 원단과 실의 구조로 구현했기 때문에 아무리 빨래를 해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다. 권 소장은 "냉감 수명이 영구적이다"라고 말했다.

신제품은 기본적으로 원단의 열전도율이 높아 피부를 대면 순간 체감온도를 7.8℃가량 떨어뜨린다. 이어 에어터널이 열을 외부로 빠르게 배출한다. 폴리에틸렌의 기본적인 흡수 성분 덕에 땀도 빠르게 흡수해 배출한다.


에어터널은 냉감의류에도 쓰인다. 냉감침구는 에어터널을 실의 구조로 구현했다면, 냉감의류는 에어터널 실 자체에 구현한 점이 다르다.

성능은 침구가 의류보다 좋다고 한다. 냉감침구는 철과 분자 구조가 유사한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으로, 의류는 보통 나일론으로 만든다. HDPE는 피부에서 열을 뺏는 성능은 우수하지만, 분자 구조가 워낙 촘촘해 염료를 먹지 않아 다양한 색을 발현하기 어렵다. 세사의 에어터널 아이스침구도 색이 두가지로만 출시됐다. 냉감의류의 나일론은 냉감 성능은 떨어지지만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
아이스침구를 올리기 전과 후 체온 차이./사진제공=웰크론.

아이스침구 세탁법에 관해 권 소장은 "따뜻한 물로 빨래를 하면 보풀이 일어날 수 있어 찬물로 냉수 세탁하라"고 말했다. 이어 "건조기를 사용하면 이불이 수축할 수 있다"며 "특유의 섬유 구조 덕에 빨리 마를테니 자연 건조하시라"고 말했다.

웰크론은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이달 1일부터 신제품과 더불어 냉감이불 전부를 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브랜드 세사는 50%를 할인한다. 권 소장은 "매년 여름이 더 더워지니 냉감침구 개발에 더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냉감 성능을 더욱 높이고, 더 많은 제품에 에어터널 기술을 활용해 냉감 시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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