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지럼증 환자 수는 101만5119명으로 10년 전인 2014년(73만6635명)과 비교해 약 40% 증가했다. 어지럼증은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등을 겪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원인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순간 핑 도는 느낌, 몸이 기울어지는 증상 등 어지럼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귀의 이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지럼증 원인이 귀의 문제인지 뇌 신경계 질환 때문인지를 잘 파악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소영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어지럼증은 외래와 응급실에서 흔히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로 원인이 다양해 단일 진료과에서 진료하기 어렵다"며 "흔히 귀의 전정기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이석증' 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뇌 신경계나 심장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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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잦은 '이석증' 예방·관리 중요해━
이석증으로 나타나는 어지러움은 개인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이다. 보통 아무런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끼는데 주로 △아침에 일어날 때 △자다가 머리 방향을 바꿔 누울 때 △고개를 옆으로 돌릴 때 △머리를 숙이거나 △고개를 들 때 등 머리 움직임과 연관이 높다. 속이 메스껍고 구토 증상이 생기거나 가슴 두근거림과 식은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만큼 원인도 다양하다. 교통사고나 머리를 부딪히는 등 외부 충돌에 의해 평형 기관 감각세포나 신경 손상으로 발생하는가 하면 불규칙한 식사, 불면증, 피로, 스트레스, 체력 저하도 원인이 된다. 치료는 고개 위치를 바꿔가며 반고리관에 들어간 이석을 전정기관으로 이동시키는 이석치환술이 보편적인 치료법이다.
이석증은 대부분 2주 이내로 회복되지만, 재발이 잦아 평소 예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머리를 급격히 회전하는 동작은 가급적 줄여야 한다. 가만히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석증 발병 확률이 높아지므로 한 자세로 너무 오래 누워있지 않은 것이 좋다. 스트레스는 이석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명상 등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D 결핍이 이석증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평소 햇볕을 충분히 쫴 비타민D 생성을 돕는 것도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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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증상 심하면 '뇌 신경계' 확인해야━
뇌종양도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종양이 뇌 일부를 누르거나 뇌 내에 자리를 차지하면서 압력이 상승해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뇌종양이 있다면 어지럼증과 함께 구토 증상이 동반되며 새벽 시간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종양 위치에 따라 신경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도 만성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정확한 원인 파악이 우선이다. 안구 운동 검사, 전정 신경 검사, 뇌 혈류 검사, 자율신경계 검사, 동적 평형 검사, MRI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고 맞춤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조소영 전문의는 "어지럼증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신경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 여러 과 협진으로 종합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며 "어지럼증이 뇌 관련 신경계 질환 때문이라면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어 조기 진단,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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