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54% 뛴 자영업자 '빚 2.8조'…금융위기 넘었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4.06.10 18:11
서울 시내 '임대' 문의를 띄운 공실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국내 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의 은행대출 연체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1조원이 늘면서 연체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COVID-19) 기간 동안 저금리로 빌린 자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시중은행 6곳·지방은행 6곳·인터넷은행 3곳·특수은행 5곳)의 올해 4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금액은 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절정으로 치닫던 2009년 3월(2조603억원)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최근 1년 새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해말(2조1700억원)에 비해서는 약 6300억원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1조8000억원)과 견주면 약 1조원 증가했다.

대출 잔액 자체도 급증했다. 올 4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45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5조2000억원)에 견줘 약 8조원 늘어났다. 코로나 19가 시작하기 전인 2019년말(338조5000억원)에 견줘서는 33.6% 확대됐다.

자영업자들이 2022년말부터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자 코로나19 기간 저금리로 빌린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이자유예 조치 등 정책 금융지원이 종료되면서 연체금액이 불어났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 대출 부실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지난해말(0.48%)보다 0.06%포인트(P) 상승했다. 저점이던 2021년 4분기(0.16%)보다는 3배 이상 뛰었다.

강 의원은 "개인사업자의 연체 증가율이 가장 커 상환능력 부족에 따른 폐업 등 부실화 확산으로 은행권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며 "금감원은 연체 우려 차주 등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은행권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맞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은행권이 충분히 손실을 대비해왔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2019년~2024년 4월까지 은행권 기업대출 현황/자료=강민국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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