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10일엔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의 추가 도발 동향을 살펴보고 방송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북한은 우리 대북확성기 방송을 방해하는 목적으로 '대남확성기'를 설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비열한 행위를 할 경우에는 즉시라도 방송할 준비는 됐다"면서도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대북확성기) 작전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은 지난 9일 오후 5시쯤부터 약 2시간 동안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확성기를 철거한 이후 약 6년 만에 이뤄졌다. 전날 방송에는 김정은 정권의 주민 억압 실태와 대한민국의 발전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국방부와 합참 등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확성기를 가동했지만 긴장 고조 상황을 고려해 확성기를 가동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확성기는 북한 인민군과 주민들의 동요를 불러 일으켜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이다.
앞서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대령)도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작전 시행 여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전략적·작전적 상황을 고려해서 융통성 있게 작전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군이 이날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북한군은 전방에서 '대남확성기'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확성기 설치는 북한 인민군과 주민들이 우리 대북확성기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목적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에도 우리 군이 실시하는 대북확성기 방송을 방해한 전력이 있다. 북한 사회주의 체제를 선전하는 효과가 우리 군인과 국민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없는 만큼 북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체제 선전 등의 방송을 이어갔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전방지역에 대남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고 현재까지 대남 방송을 실시하진 않았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북확성기는 1963년부터 활용되기 시작한 대표적인 대북 심리전 수단이다. K팝 등 한류 관련이나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내용 등으로 구성된다. 소리가 잘 전파되는 저녁 시간에는 최대 30㎞ 밖에서도 방송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