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엘리엇, '주가 반토막' 사우스웨스트항공 거액 투자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4.06.10 18:00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 주식을 20억달러(약 2조7600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엘리엇은 지난 3년간 주가가 반토막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주가 부양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블룸버그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엘리엇이 사우스웨스트항공 주식을 약 20억달러어치 매입했으며 주가 부양을 위한 변화를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엘리엇은 시가총액이 166억달러(약 22조9000억원)에 달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가장 큰 투자자 중 한 곳이 됐으며 경영진 개편에도 관여할 전망이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 당시 삼성물산 지분 약 7.1%를 쥐고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최근 엘리엇이 지분을 매입한 크라운캐슬, NRG에너지, 굿이어 타이어 등은 모두 최고경영자(CEO)를 갈아치우는 등 엘리엇은 경영진 개편과 전면적인 매각을 강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엘리엇은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지분을 대거 확보한 후 자사주매입 또는 잉여현금(FCF) 개선을 요구하는 등 공격 대상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
1967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설립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최초의 저가항공사(LCC·Low Cost Carrier)로 저렴한 가격과 독특한 고객 서비스로 미국 최대 저가 항공사로 성장했다. 특히 비용 절감을 위해 보잉 737 기종만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47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성공 공식이 최근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전산 장애 발생시 복구 능력이 부족한 IT시스템으로 인해 대규모 결항 사태가 터지면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소비자 친화적인 평판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 3년간 사우스웨스트항공 주가는 50% 넘게 하락했으며 지난 7일에는 팬데믹으로 항공사 주가가 급락했던 2020년 3월보다 낮은 27.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델타항공은 약 8% 상승했으며 유나이티드항공은 8%가량 떨어졌다. 이 기간 S&P500 지수는 30% 넘게 오르는 등 항공주는 시장 상승률에 크게 못 미쳤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신규 노동 계약으로 인한 비용 증가에 직면하면서 경쟁업체에 비해 부진한 수익과 이익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여객기가 이륙 직후 동체 문이 떨어져 나가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잇따른 보잉 여객기 사고로 신규 여객기 인수가 지연되는 점도 회사의 성장 계획에 차질을 야기하고 있다.

보잉 737로만 운행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보잉의 문제로 인한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것이다. 지난 1월 사우스웨스트는 올해 보잉로부터 79대를 인도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4월에는 20대로 인도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앞서 3월에는 보잉사의 여객기 인도대수가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보면서 재무 전망치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사우스웨스트항공 주가가 15% 폭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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