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뱅-농협도 참전…휴가철 앞두고 은행권 '환전 격전'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4.06.10 16:07
은행권 주요 환전 서비스/그래픽=윤선정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은행권 '환전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4대 은행이 모두 환전 서비스에 뛰어들었고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우리금융은 10일 외화 환전수수료 면제를 포함하는 '위비트래블' 외화예금과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외화예금은 30개국 통화를 환전수수료 없이 계좌에 담을 수 있고 예치된 미국 달러(USD)와 유로(EUR)는 각각 연 2.0%, 1.5% 수준의 이자도 지급된다. 또 체크카드는 국내외 이용 시 5% 캐시백(월한도 3만원)도 제공한다.

이로써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모두 환전수수료를 면제하는 외화 환전 서비스를 내놨다. 농협은행도 다음달 중순 유사한 내용을 담은 외환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서는 토스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이달 말 외화 환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은행권이 일제히 외화 환전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 따른 고객 확보를 위해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내국인의 출국자 수는 지난해 4분기 652만명에서 올해 1분기에는 742만명으로 약 14% 늘었다.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가 2022년 출시 후 가입자가 500만을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수요가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올해 토스뱅크 외환서비스가 105일만에 100만 고객, 신한금융의 쏠 트레블 체크카드가 3개월만에 70만장, KB금융의 트래블러스 체크카드가 3일만에 10만이 발급되는 등 '무료환전' 서비스를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주자들은 이미 내놓은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4월부터 외화송금수수료도 면제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28일부터 환전수수료가 면제되는 통화를 30종에서 42종으로 늘린다. 이는 기존 하나금융(41종)을 넘는 최대다. KB국민은행도 이달 24일부터 기존 33종에서 41종으로 확대한다.


또 각종 혜택도 더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전월 이용실적을 충족하면 공항 라운지 연 2회 이용권을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국내 여행객을 위해 월 2만원 한도로 결제금액 할인 혜택을 지원한다.

향후 상품을 출시하게 될 카카오뱅크와 농협은행은 한층 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 은행 관계자는 "외화 서비스 특성상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이 많지 않아 각 사가 서로를 벤치마킹하며 상품이 비슷해지고 있다"며 "새로 진입한 플레이어들이 일정 고객 이상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전 서비스는 이미 사실상 '노(NO) 마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환전 격전을 유발한 것으로 평가받는 토스뱅크의 경우 외화 환전에 더해 원화 환급시에도 수수료를 면제한다. 이전까지 은행권은 원화를 외화로 바꿔오며 운송·보관하는 비용을 환전수수료 등에 부과했는데 이를 없앤 것이다. 마진 우려에 대해 토스뱅크 측은 향후 증권계좌 연계나 해외 송금 서비스로 연계해 비이자수익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당장 마진을 남기려면 은행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각종 이벤트와 일시적인 우대 조치 등은 할 수 없다"라며 "고객을 뺏기지 않고 미래 고객을 확보해서 기타 외환 서비스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연계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이 해외여행을 준비 환전, 결제, 할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담은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사진=우리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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