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진(사진) 태림산업 대표는 지난 7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자리에서 MDCG(Manufaturing Data Community Ground)를 세운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경남 창원에 소재한 태림산업은 차량용 조향장치 등 생산품의 77% 이상을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인 보쉬, ZF 등에 수출하는 지역 강소기업이다.
오경진 대표는 태림산업 창업주 2세로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뒤 2007년 부친 회사에 합류, 2017년부터 스마트공장 도입을 이끌었다.
태림산업의 MDCG는 오래된 창고를 업사이클링 한 공장이다. 외부 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OI, 개방형 혁신)이 주로 이뤄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태림은 이곳에서 만난 기업들과 기존 생산라인에 AI(인공지능) 로봇을 적용하고, 중국 1, 2공장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제조 데이터에 기반한 3차원 디지털트윈을 적용하는 등 질적 고도화를 이룬 한편 탄소복합 소재 개발과 같은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하고 있다.
오 대표는 "MDCG는 첨단기술을 실제 생산라인과 연계해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며 "기술 공급·수요기업, 기관 등이 서로 만나 토론하고 협력하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2021년 지어진 MDCG는 그간 누적 방문객 수가 약 3000명을 넘어선다. 이들과 태림산업이 만나면서 제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ICT(정보통신기술)를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한 사례가 적잖다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요며칠 이곳에서 진행할 예정인 새로운 스마트 물류시스템 테스트를 위해 기존에 놓여 있던 장비를 모두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면서 "스마트공장에서 시간당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검사 불량률을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닌 기업들과 적극 협력하며 제조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태림산업은 최근 '회사 역량 위주 사업'이라는 비전을 새롭게 제시하며 사내벤처와 OI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오 대표는 "이르면 5년 후 조향장치가 사라지고 뒷자리에 앉아 조이스틱으로 운전하는 차들이 나올 수 있다"며 "조향장치 부품 1등 회사가 되자는 식의 옛날 프로덕트 위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직원들의 동의를 구하기 힘들 뿐더러 딱 굶어죽기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G 통신 환경에서 제조현장 시뮬레이션 최적화, 조립 라인의 효율적 운용 노하우, AI(인공지능) 적정 기술을 통한 특정 공정의 비숙련자 업무 지원 등 회사가 지닌 역량 위주의 사업을 만들고 전개해야 할 때"라며 "그런 사업의 원천과 힘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날 수 있는 바로 이 공간에서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불확실한 제조업 미래를 극복할 방안은 오직 IO와 같은 협업 뿐"이라며 "동료는 물론 경쟁자와도 협업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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