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극우 약진…'참패' 마크롱, 의회 해산 30일 조기 총선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4.06.10 06:34

마크롱,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발표 직후 패배 인정

9일(이하 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프랑스 주류 정당이 극우 세력에 패배할 것으로 예상되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발표했다. /사진=블룸버그

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에서 극우 정당이 약진한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발표했다.

한국시간 기준 10일 오전 5시55분 기준 유럽의회가 발표한 예상 의석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86석을 얻어 현재 유럽의회 내 제1당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국민당의 현재 의석수는 전체 705석 중 176석이다.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3석으로 2위를 유지하나 지금보다 6석을 더 잃고,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의 의석수는 현재의 102석에서 크게 줄어든 82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강경우파와 극우 성향의 정당은 예상대로 약진했다. 강경우파 '유럽보수와개혁'(ECR)의 의석수는 현재의 69석에서 70석으로, ECR보다 더 극단적인 우파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 의석수는 기존 49석에서 60석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기존 유럽연합(EU) 정치그룹에 속하지 않는 극우 성향 정당의 의석수도 늘었다. 유럽의회 정치그룹에 속하지 않은 '독일대안당'(Afd)은 독일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에서 최소 16석을 확보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의회가 발표한 한국시간 기준 10일 오전 5시55분 기준 '2024-2029'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사진=유럽의회 홈페이지

블룸버그·AP·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국민 연설에 나서 오는 30일 하원 1차 선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차 선거는 내달 7일이다. 여론조사기관 IFOP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대표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은 득표율 32%로 마크롱 대통령 소속의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득표율 15%)에 대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 대국민 연설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며 의회 선거 결과가 프랑스 정부에 암울한 결과이자 무시할 수 없는 결과라며 "지금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통해 여러분에게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회를 해산한다. 투표는 6월30일과 7월7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들을 인용해 "대통령은 최근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 이후 의회의 끝없는 정치적 내분에 지쳤다는 사람들과 만났고 이후 (선거 패배 후 의회해산)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표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왼쪽)이 9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프랑스의 조기 총선은 프랑스 국회의원을 뽑는 것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그의 남은 임기(3년) 국정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로이터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 깜짝 발표는 대통령 임기 종료 3년을 앞두고 그의 정치적 미래에 중대한 주사위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결정이 개최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2024 프랑스 하계 올림픽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극우 부상을 경고하고, 유럽 통합을 호소했었다. 그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를 "유럽 대륙을 위한 실존적 싸움"이자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 싸우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선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국가안보, 이민자 등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이에 따라 르펜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선거 참패라는 결과를 맛보게 됐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달간 프랑스는 재정적자 급증으로 수백억 유로의 저축을 강요당하고, 국제신용평가사 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며 "이는 개혁가이자 경제의 정치가라는 마크롱 대통령의 명성에도 타격을 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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