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열풍에 삼성·하이닉스 '방긋'…가동률 뛰고 고객사 늘었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4.06.10 06:00
/그래픽 = 김다나 디자인기자

국내 메모리 제조사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대응을 위해 역량을 총결집한다. 떨어졌던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출하량을 대폭 늘리는 등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대형 고객사가 늘어나면서 HBM 매출 상승 폭이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주요 메모리 업체의 D램 팹(공장) 가동률이 2분기 들어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1분기 바닥을 찍었던 때보다 평균 10~20%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HBM 관련 팹의 가동률은 70~80%를 웃돈다고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3분기부터 가동률을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양대 메모리업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다는 예측에도 힘이 실린다. 팹 가동률은 실적의 선행지표로, 고객사가 주문량을 늘릴 때 팹 가동률이 상승하고 매출이 오른다. 특히 HBM 사업부의 주문량 증가 폭이 크다.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물량까지 대부분 솔드아웃(매진) 됐으며, 삼성전자는 올해 HBM 출하량을 전년 대비 2.9배 확대할 계획이다.

HBM은 올해 하반기~내년 초부터 수요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HBM이 탑재되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와 AMD·인텔의 AI(인공지능) 가속기가 출시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수요량이 공급량을 웃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도 더 뛸 것으로 보인다. HBM은 제품 1개당 마진율이 50~60%를 웃도는 고부가제품으로, 주문량 증가가 고스란히 영업이익에 반영되는 구조다.

당초 업계는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고객사가 한정돼 있어 HBM 매출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엔비디아 외에도 AMD와 인텔까지 AI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면서 HBM 시장이 끝없이 불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시장 규모가 지난해 6조원에서 4배 늘어난 24조원으로, 2030년에는 5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의 HBM 퀄(품질)·수율이 여전히 낮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가장 앞선 세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업계의 기대감이 가장 크다. 가장 앞선 세대인 6세대 HBM4는 적층이 어려워 이전 세대보다 훨씬 복잡한 공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실상 양대 업체로 경쟁이 압축됐다. 이전 세대인 5세대 HBM3E 8단~12단에서 양산·샘플 개발에 성공한 곳도 국내 업체밖에 없다.

업계는 양산 시점을 앞당기고 수율을 더 빠르게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학습과 추론 등 최신 AI 반도체가 요구하는 성능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수율 확보에 실패하거나 적기 양산을 못한다면 HBM 수요 대응이 어렵다는 의미다. 양사의 HBM4 양산 예상 시점은 2025년이지만, 주요 고객사들은 올초부터 HBM4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첨단 HBM 기술에, 삼성전자는 IDM(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의 턴키(일괄공급) 역량에 강점이 있다"라며 "엔비디아에 대항하기 위해 AI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이 물량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HBM 시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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