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업률 28개월만에 4%대...그러나 일자리는 급증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4.06.08 05:21
뉴욕증시가 고용 호조 소식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3대 지수 모두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5월 비농업 일자리수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자 금리인하 기대감이 설 곳을 잃은 것이다. 내주로 예고된 중앙은행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가 이뤄질 확률은 1% 이내이고 9월 인하를 기대했던 목소리도 당분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업률이 28개월 만에 4.0%로 올라서면서 하반기 노동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7.18(0.22%) 하락한 38,798.99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5.97포인트(0.11%) 내린 5,346.9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39.99포인트(0.23%) 하락해 지수는 17,133.13에 마감했다.

이날 3대 지수는 하락했지만 주간 합계는 모두 전주보다 상승한 것으로 집계된다. 다우지수는 0.7%, S&P 500은 1.5%, 나스닥은 2.5% 뛰어올랐다. 증시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지만 국채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 상실에 크게 반응했다.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15bp나 오른 4.43%를 기록했다. 단기물인 2년물 금리도 16bp 상승한 4.883%를 나타냈다.

IBM 부의장이자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이사인 게리 콘은 CNBC에 출연해 "우리 모두는 강한 경제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해야 한다"며 "결국 모든 것은 경제에 관한 것이고 그것은 GDP(국내총생산) 성장과 기업 수익, 소비자의 건전성에 관한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이른바 노동시장의 나쁜 소식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것에 대해 일침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5월 일자리 또 27.2만개 급증...좋은 소식이 증시엔 충격적


미국의 5월 비농업 일자리 숫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또다시 노동시장의 견고함을 나타냈다. 전일까지 다른 지표는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징후가 역력했지만 정부 데이터는 오히려 굳건한 것으로 나타나 다양한 원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5월 비농업 고용이 27만 2000개로 집계돼 전월 16만 5000개에 미해 10만 7000개나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 컨센서스 추정치였던 19만개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5월 일자리는 늘었지만 실업률은 전월에 비해 0.1%p 증가한 4.0%를 기록해 지난 202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최근 반기 사이에 지난 2월 3.9%를 기록했다가 다시 익월에 3.8%로 떨어졌고, 지난달에 3.9%로 소폭 상승하더니 5월에 4%대로 진입했다. 같은 시기 실업자수는 660만명으로 전년 동월 실업률은 3.7%였고 실업자수는 610만명이었다.

5월 일자리 숫자는 지난 1년간의 월평균치인 23만 2000개를 뛰어넘는 결과다. 의료 분야에서 6만 8000개가 늘었고 세부적으로는 외래 의료서비스가 4만 3000개, 병원이 1만 5000개, 간호 및 주거요양시설이 1만 1000개를 추가했다. 같은 시기 정부 고용도 4만 3000개로 지난 12개월 평균 5만 2000개와 비슷한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급격히 늘었던 레저 및 숙박업 고용이 4만 2000개 늘어 좀처럼 줄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요식업과 음주 업소 등에서도 2만 5000개 일자리가 쌓였다. 전문 과학, 기술 서비스는 3만 2000개 늘었는데 전월이나 월평균(1만 9000개)보다 높은 수치다.

고용통계국은 3월 비농업 고용 데이터가 31만 5000개 증가에서 31만개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4월 결과도 17만 5000개에서 16만 5000개로 줄었다. 5월 데이터는 최근 2개월에 비해 크게 늘었기 때문에 이런 맥락에서 다시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5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비 0.4%, 전년비 4.1% 상승해 예상보다 높았다. 전문가 예상치는 각각 0.3%, 3.9% 증가 수준이었다.

노동시장의 지표가 예상을 하회하기를 기다렸던 증시 투자자들은 실제 결과에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이른바 '나쁜 지표'가 나와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노동시장이 굳건하게 버티면서 연준이 금리를 내릴 어떤 명분도 제공할 수 없게 돼서다. 특히나 인플레이션이 2%대 후반에서 수개월째 버티기에 나선 터라 섣불리 통화 금리정책을 전환하기가 중앙은행으로서는 어려운 실정이다.

내주로 예정된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은 CME 페트와치에 따르면 1% 미만의 확률로 추정된다. 시장에선 9월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 사이에 실업률 급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징후나 인플레이션의 월등한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인하는 연말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제유가는 3주 연속 하락


(상트페테르부르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하이탐 알가이스 OPEC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06.0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상트페테르부르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이날 국제유가는 오펙 플러스(OPEC+)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 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로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분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32% 하락한 배럴당 75.3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도 0.58% 내린 배럴당 79.41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원유와 글로벌 벤치마크 브렌트유는 오펙 플러스가 10월부터 하루 220만 배럴의 감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후 주 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게다가 미국 제조업 데이터와 취약한 민간 급여가 시장에 부담을 주면서 원유 수요부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WTI와 브렌트유는 3주 연속 하락했고, 이번 주에는 전주대비 약 2%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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