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연체, 증권사가 가장 위험하다고?…따져보니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24.06.09 14:00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가운데)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개최한 제2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정부의 '제2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에서 금융업권 중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주로 채무 보증을 서주고 부동산 PF 사업장에 신용을 보강해주는 증권사의 업무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결과라는 게 금융당국과 증권사의 설명이다. 이미 상당한 충당금을 쌓아둔 점, 자기자본 비율이 높은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정부가 개최한 '제2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현황이 공개됐다. 금융업권별로 보면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7.5%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실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저축은행(11.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전체 연체율 3.5%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진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부동산 위기론이 불거진 이후 급등했다. 2020년~2021년 말 3%대 수준이던 연체율은 2022년 말 10.3%로 두 자릿수로 뛰었다. 이후 △지난해 3월 말 15.8% △지난해 6월 말 17.2% △지난해 9월 말 13.8% △지난해 말 13.7% 등으로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올해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직전 분기 대비 3.8%p(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부동산 PF에서 주로 채무 보증을 섰던 증권사의 업무 특성을 반영하면 연체율은 5% 후반대로 낮아진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부동산 PF는 시행사가 아파트나 오피스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할 때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이다. 증권사는 시행사와 대주단(은행·보험사 등 금융권) 사이에서 부동산 PF를 주선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이 과정에서 채무보증을 하거나 직접 대출을 해주기도 하는데, 시행사의 신용을 보강해주는 채무보증을 주로 다룬다. 증권사는 문제가 생기면 채권자들에게 돈을 갚아주고, 대신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대출 채권을 가져오는 구조다.

2024년 3월말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현황 /사진=금융위원회
그런데 일반적으로 연체율은 연체 금액에 대출 채권 금액을 나눠 계산한다. 증권사의 경우 이미 부실 위험이 높아 채무보증에서 대출 채권으로 넘어간 것에 대해서만 연체율이 잡히는 셈이다. 따라서 증권사의 업무 특성을 반영해 채무보증 금액까지 합해 계산하면 실질적인 연체율은 5% 후반대가 나온다는 게 금융 당국의 설명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본 PF보다 위험이 더 높은 브릿지론 위주로 취급했고, 선순위 보다는 중·후순위로 들어간 경우가 많아 다른 업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경향이 있다"며 "그런 만큼 충분히 충당금을 쌓아두는 등 대비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증권사나 저축은행이 연체율이 높지만 자본비율이 높고 상당한 충당금을 이미 적립한 상태여서 손실이 발생해도 관리 가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자본비율은 734.9%로 규제비율 100%를 웃돈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형상 연체율 수치가 높게 나와서 증권사들이 굉장히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다르며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자기자본 대비 연체율은 1.9%밖에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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