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AI 시대의 옳은 것과 승리하는 것

머니투데이 손보미 스타씨드 대표 | 2024.06.09 09:34

[UFO칼럼]

손보미 스타씨드 대표
서울의 봄이 지났고 이제 도시는 경영권 찬탈과 세기의 이혼으로 들썩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이슈는 단순히 개인이나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많은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르고 이를 합리화하려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잘못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합리적인 의견과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철저한 자기반성과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필요로 한다.

언론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퓰리처상도 잘못에서 탄생했다. 한때 황색언론을 주도했던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는 '미국의 신문왕'으로 알려진 윌리엄 허스트와 경쟁하다가 패배했다. 그 과정에서 실명하는 등 건강이 악화되고 난 후의 깨달음으로 미래의 참언론인을 위한 상을 제정했다. 그것이 퓰리처상이다.

잘못과 다툼이 벌어지며 옳은 것을 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잘못을 통해 더 나은 곳으로 발전하는 것이 사회다. 정의란 이러한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다. 단순히 체급이 크다고, 더 힘이 있다고 정의로운 것은 아닐 것이다. 자유, 정의, 진리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고 평등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최첨단 기술과 인공지능(AI), 영상 등의 물결로 덮여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서 글은 힘을 잃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영상과 AI가 이렇게 성숙해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과거의 글로 기록된 생각들을 재료로 삼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를 만들 때도 소설에 기반하거나 시나리오를 먼저 작성하며, 숏폼과 같은 접근성이 쉬운 영상도 사실 생각을 정리하는 (보이지 않는) 글과 대본을 기반으로 한다.

정의를 논하는 법률의 과정도 주로 서면으로 진행된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말보다는 모두가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문장을 바탕으로 한다. 이처럼 명료하고 공정한 글쓰기는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답변하는 AI에도 윤리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그동안의 역사는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발전해 왔는데, 과거 데이터일수록 인종 차별이나 성 편견 등이 담긴 미숙하고 덜 합리적인 내용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개발사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연구를 한다.


인류 역사 속의 한 부분인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그 과정 중 사람도 AI도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른다. 잘못은 더 나은 행동을 위한 재료가 될 수 있다. 옳고 그름을 충분히 따졌다면 이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일이 되어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이론적인 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실천적인 과제다. 피, 땀, 눈물로 고생하는 서로를 존중하고 공정한 원칙을 지키며,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한 번 더 숙고하는 문화로 더 건강하게 발전한다면 미래는 좀 더 밝을 것이다.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며, 이를 바탕으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 우리의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아닐까.

우리는 종종 옳은 것과 승리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이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승리의 기록이 역사라는 말이 있지만, 승리를 위해 때로는 옳지 않은 선택을 해왔던 이들의 결말을 역사를 통해 보아왔다. 정의롭고 옳은 일들로 승리하는 문화가 보편화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미래가 될지 희망을 품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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