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되는 과정"..김태호 PD와 TEO, '지구마불'이 가진 의미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4.06.07 11:50
/사진=ENA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2'(이하 '지구마불')는 여러모로 변수가 많은 프로그램이다. 2~3개월에 걸친 시뮬레이션이 수포로 돌아갈 때도 있고, 그로 인해 예상하지 못 했던 그림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출연하는 출연진뿐만 아니라 이를 만드는 제작진에게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자신의 제작사를 설립,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김태호 PD와 제작사 TEO에게 '지구마불'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지구마불'은 여행 크리에이터 3대장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가 김태호 PD가 설계한 세계여행 부루마불 게임에 참여해 주사위에 운명을 맡기며 떠나는 여행기를 담은 예능이다. 오는 8일 마지막 방송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와 김훈범 PD는 서울 마포구 ENA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했던 시즌1과 달리 새 시즌은 최고 시청률 2.3%를 기록하는 등 시청률 적인 부분에서 뚜렷한 성장을 기록했다. 종영 간담회는 '무한도전' 이후 처음이라는 김태호 PD와 첫 종영 인터뷰라는 김훈범 PD는 관심을 가져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건 시청자분들이 사랑해 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시즌2를 잘 마무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도 생각해요. 시즌을 시작하면서 높은 시청률로 시작한 건 고무적이었어요. 시즌1에서 봤던 가능성들이 현실화돼서 기쁘기도 해요."(김태호 PD)


"종영 인터뷰가 처음이라 기분이 남다른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화 까지 잘 마무리해서 큰 만족을 드렸으면 좋겠어요."(김훈범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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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서 도드라지는 점은 TV에 조금 더 어울리는 방향으로 편집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첫 시즌과 이번 시즌이 가지는 의미와 함께 차별점을 두려고 시도했던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첫 시즌은 저희와 작업환경이 다른 여행 크리에이터를 모시고 배워보자는 느낌도 있었어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어볼까 싶던 시점에 ENA가 가능성을 보고 제안을 주셨어요. 첫 시즌 촬영을 시작할 때쯤 제안을 주셔서 유튜브 친화적인 콘텐츠를 방송에 녹여냈어요. 이번 시즌에는 방송 친화적인 내용을 담고 제작진이 개입할 수 있는 통로도 만들었어요.


"첫 시즌은 카메라 감독, PD의 고프로, 크리에이터의 고프로로 간소하게 시작했어요. 시즌2는 혼자보다 함께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피드백이 있었고, 저희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집중했어요. 또 '부루마불'을 표방했기 때문에 게임이나 여행에 큰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기도 했어요.


또 하나의 차이가 있다면 파트너의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 크리에이터가 혼자 여행앴던 첫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각각 두 명의 파트너를 만나며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케미를 형성했다.


"이름으로 섭외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았고 캐릭터에 집중하자는 결론을 내렸어요. 크리에이터들에게도 '누가 온다'가 아니라 '어떤 캐릭터의 사람이 온다'고 말했어요. 물론 결정은 파트너분들이 내렸지만, 성향에 맞을 것 같은 분들을 섭외했어요."(김태호 PD)


"여행을 좋아하는가 아닌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김도훈 씨의 경우에도 여행 초보였지만, 누가 여행을 가자고 하면 그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더라고요. 여행을 대하는 감정이나 자세가 무척 좋았어요. 강기영 씨의 경우에는 4라운드밖에 참여할 수 없는 일정이었는데 여행을 해보고 나서 5라운드도 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어요."(김훈범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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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곽빠원'의 여행 크리에이터는 변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라며 세 사람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위상과 함께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여행에 대한 방향성 때문이었다.


"같이 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본 것도 있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프로그램이 색깔과 잘 맞았어요. 시즌1과 시즌2 사이에 이분들의 영향력, 구독자수를 보면 굳이 다른 대안을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어요. 다만 외로움, 혼자 만드는 것에 대한 고충을 말씀해 주셔서 파트너를 투입했어요.(김태호 PD)


"시즌1 이후 세 분의 방송 노출, 스케줄이 많아져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본인 여행에 대한 콘셉트, 자신들이 가야 할 길에 대한 방향성이 변하지 않아서 놀랐고 존경심이 들었어요. 이분들을 대체할 분도 없고, 서로 노하우를 공유했기 때문에 수정 보완하면 더 다채로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김훈범 PD)



세 크리에이터가 계속해서 '지구마불'과 함께할 수 있었던 건 변함없는 방향성 안에서 꾸준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세 크리에이터가 성장한 지점을 짚어보는 두 PD의 모습에서는 이들을 향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어느 정도 방송에 익숙해지다 보니 각자 여러 측면에서 성장한 게 보였어요. 빠니보틀의 경우에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도 촬영해서 그런지 여행에 의미를 부여하고 진행적인 멘트를 잘하더라고요. 스튜디오의 또 다른 MC처럼 활용했던 기억이 나요. 곽튜브는 예능에 대한 욕심이 많은데 웃음을 설계하는 능력이 커진걸 보게 됐어요. 원지는 혼자 하는 여행에 특화된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누가 오더라도 품을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지더라고요."(김태호 PD)


"시즌1의 원지는 파트너가 오면 낯을 가리고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본인이 먼저 나서서 이야기도 하고 즐기더라고요. 시즌1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이에요. 곽튜브는 콘텐츠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 저희보다 생각을 더 많이 해요. 빠니보틀은 진짜 여행하듯이 잘 즐겼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했어요."(김훈범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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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건 크리에이터뿐만이 아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여행의 특징에, 주사위를 던져 여행한다는 콘셉트까지 더해진 '지구마불'은 상당한 돌발 변수와 함께했다. 빠니보틀은 에티오피아 여행 도중 소매치기를 당하기도 했고 곽튜브는 기내에서 여권을 분실하기도 했다. 박준형의 눈물로 뜨거운 화제를 모은 나자레 역시 제작진의 후보에는 없던 여행지였다. 돌발 변수가 많다는 뜻은 현장에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많다는 뜻이다. 두 PD는 이러한 경험이 제작진의 성장에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지구마불'은 PD들이 성장하기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크리에이터와 파트너, 각각을 담당하는 2명의 PD가 함께 가거든요. 의사결정과정도 컴팩트하고 두 명의 결정에 의해 움직이는 게 많아요. 선배 PD와 후배 PD가 쉽게 하기 힘든 경험을 그것도 해외에서 하는 성장형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후배 PD 중에는 코로나19 시기에 PD가 돼서 해외 촬영을 경험해 보지 못한 PD들이 있더라고요. 해외 촬영 경험과 대규모 촬영에서는 할 수 없는 걸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김훈범 PD)


"'지구마불'은 회사(TEO)가 만들어지고 얼마 안 돼서 시작한 프로그램이에요. OTT를 통해 대규모 촬영을 준비한 적도 있지만, 각자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환경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세 크리에이터의 특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현장에 있는 제작진의 의견에 따라 차별성이 생기다보니 시즌이 계속된다면 더 성장하는 길이 될 것 같아요."(김태호 PD)


특히 제작사 대표인 김태호 PD에게는 이런 PD들의 성장이 더없이 중요하다. 김태호 PD는 "지금 TEO는 하나가 되는 과정에 있다"며 '지구마불'같은 프로그램들이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저희는 목적이 하나가 되는 상황에 있어요. 제가 MBC에서 나올 때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제가 모르고 누렸던 인프라까지 놓고 나왔어요. MBC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밖에서 만난 사람들과 모이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저희가 하나의 회사가 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구마불'을 하면서 다양한 후배들이 하나의 목적 아래 서로를 알아가면서 성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즌2가 나온 것처럼 저희는 아직 TEO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되는 과정에 있어요. 같이 있다 독립한 사람들과는 상황이 다른 거죠."(김태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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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성과를 냈고 그 안에서 성장하는 모습들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제작진은 시즌2 우승 혜택과 시즌3 등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스케줄 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7월은 되어야 정리가 될 것 같아요."(김태호 PD)


"시즌2 우승자 분이 결정되면 우승 상품에 대한 여행을 스핀오프 형식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그 부분을 먼저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휴가를 갔다 와서 새 시즌에 대해 생각하려고요. 어떻게 하면 시즌2와 다르게 크리에이터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큰 아이덴티티는 유지하겠지만, 그것들이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큰 과제가 아닐까 싶어요."(김훈범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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