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중국 부동산 주가가 고점 대비 급락하는 등 랠리가 다소 주춤했음에도 중국과 홍콩 증시는 저점 당시에 비해 시가총액이 2조달러(약 2733조8000억원)가량 불어났다. MSCI 차이나지수는 1월 저점 대비 24% 반등한 상태다. 이 지수는 글로벌 지수회사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덱스)가 만든 지수로 중국, 홍콩, 미국, 싱가포르 등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로 구성된다. 지난 5월 마지막 리밸런싱 후 총 702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시가총액의 85%를 반영해 중국 주식에 대한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로 받아들여진다.
올 초 시장에선 부동산 위기와 미·중 갈등,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중국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증시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기 시작했을 때도 글로벌 투자회사들은 중국 정부의 경제 대응책이 불충분하다고 판단, 회복세를 확신하지 못했다.
실제로 60억달러 규모의 아이셰어스 MSCI 중국 ETF는 5월에 올해 처음으로 주간 자금 유입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규모였다. 월가에서도 낙관적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UBS그룹은 4월에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했고, HSBC는 5월에 "수익을 실현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2021년 고점 이후 급격한 증시 하락과 2022년 말 코로나19 팬데믹 후 리오프닝에 대한 섣부른 기대 등으로 중국에 투자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분위기 전환은 주목할 만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본토벨의 라미즈 첼랏 신흥국 펀드 매니저는 1월만 해도 중국 증시 비중을 대폭 축소했으나 2월부터 비중을 서서히 늘리기 시작했다며 "많은 글로벌 펀드가 중국를 기피했지만 이제는 중국 우량 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커머스 핀둬둬나 저가 호텔업체 H월드처럼 소비자에 저렴한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아리엘의 크리스틴 필포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3월 말부터 중국 투자를 늘려 자사의 신흥시장가치전략 펀드에서 중국 비중을 최대로 키웠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의미 있는 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내재 위험으로 인한 단점은 과대평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모두가 중국 증시를 낙관하는 건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압박을 받고 소비자 심리는 가라앉아 있으며 미국과의 갈등도 여전하다. 글로벌 자본을 두고 중국과 경쟁하는 다른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진다. 내티시스자산운용의 마브룩 체투안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에 노출되는 걸 상당히 꺼린다"면서 "정부가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을 보는 건 실존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