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설 곳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헤지펀드 조사업체인 HFR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08년 78억달러(10조7400억원)였던 공매도 헤지펀드 규모가 올 4월 현재 46억달러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HFR이 산출하는 헤지펀드 지수를 구성하는 공매도 펀드 종목 수도 2008년 54개에서 지난해 14개로 급감했다.
기업의 과도한 부채, 잘못된 회계처리, 부정적 현금흐름 등을 직접 파헤쳐 공개 저격해온 행동주의 공매도 펀드 운용사들이 활동을 접거나 다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의료 벤처기업 나녹스와 중국 전기차 니오 등을 저격해온 행동주의 공매도 헤지펀드 시트론리서치의 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이 헤지펀드는 지난 2021년 밈 주식인 '게임스톱'의 기업 가치에 의문을 표하며 공매도 공격에 나섰다가 '개미 군단'의 매수 반격에 큰 손실을 봤다.
공매도 투자가 위축된 배경에는 증시 활황이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는 "지금 같은 시장에선 공매도를 치는 약세론자들이 꽤 오랜 기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공매도 헤지펀드가 잠재적인 시장조작 혐의로 미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와 감시 대상이라는 것도 한 요인이다. 시트론리서치의 앤드류 레프트 창업자는 "공매도는 끊임없는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큰 안 좋은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차노스 전 회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특별한 가치가 없는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을 악당으로 몰고 비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게임스톱 등 밈 주식 사태로 진짜 피해를 본 것은 공매도였고 이로 인해 산업 전체가 약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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