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밀양 가해자 공개…피해자 동의 없는 사적제재 괜찮나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4.06.06 14:51
밀양 성폭행 가해자 신상 공개를 지속해온 유튜버 나락보관소가 4번째 가해자 신상을 공개했다.

6일 렉카 유튜버 나락보관소는 이날 오후 '밀양 사건의 왼팔 격인 인물'이라면서 4번째 가해자 신상을 공개했다.

나락보관소에 따르면 4번째 가해자는 1986년생으로, 앞서 하사관으로 근무하면서 2010년 KBS 프로그램 '다큐 3일'에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밀양시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누리꾼들은 "다들 평범하게 잘살고 있었다니 화나네", "공단?",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데 잘 먹고 잘사네", "관상은 과학", "정의의 사도", "제일 나쁜 건 사법부" 등 이전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유튜버 나락보관소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4번째 가해자 신상을 공개했다./사진=KBS다큐 '다큐3일' 캡처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피해자가 원치 않는 신상 공개가 옳은 건지 반문하고 있다.

"피해자분한테 동의 구했는지 (다시) 답변해주세요", "피해자 지원단체에서 동의한 적 없다고 했는데, 이들이 사이버 렉카보다는 피해자와 직접 접촉하는 기관일 것"이라면서 나락보관소의 지속되는 가해자 신상 공개가 옳은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날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보도자료를 내고 "유튜브 '나락 보관소'가 2004년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족)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해당 단체는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다. 상담소에 따르면 나락보관소가 지난 1일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첫 영상을 게시하기 전까지 피해자 측은 전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사전 동의 관련 질문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


피해자 측은 이틀 후엔 유튜버 나락보관소에 영상 삭제 요청도 보냈다.

앞서 지난 5일 나락보관소는 유튜브 댓글에서 피해자 측과 연락해 대화를 나누고 44명 가해자를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동의한 적 없다고 기관을 통해 의견을 밝힌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나락보관소는 과거 자신이 피해자의 동의를 구했다는 댓글을 삭제한 채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렉카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구독자 수를 올리는 게 목적인 경우가 많다. 이는 사법당국이 가해자 인권을 지나치게 보호한다고 생각하는 누리꾼 니즈와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이끈다. 이 같은 '사적제재'가 통쾌하고 일견 타당하게 여겨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적인 복수가 엉뚱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나락보관소가 일명 '볼보남' 여자친구가 운영 중이라고 밝혔던 네일아트숍은 엉뚱한 사람이 운영하던 것으로 밝혀져 또다른 피해자를 낳기도 했다. 해당 숍은 법적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44명의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경남 밀양시에서 여중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 44명 중 10명은 기소됐고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지만, 결론적으론 단 한 명도 형사 처벌받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이후 영화 '한공주'의 모티프가 됐고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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