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암 발병률도 낮추더라"…21세기 만병통치약 되나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6.06 05:15
2017년 10월 독일에서 한 과체중 어린이가 '스타일'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 /AFPBBNews=뉴스1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비만치료제의 주성분이 암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중 감량뿐 아니라 치매부터 암까지 다양한 질환에서 비만치료제의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종양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전문가들은 오젬픽과 위고비 등 'GLP-1 유사체' 약물의 암 예방 효과를 연구한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GLP-1 유사체'는 혈당 수치를 낮추고 식욕을 조절하도록 돕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라는 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해 비만치료약의 주요 성분으로 쓰인다.

미국 오하이오주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체질량 지수가 35 이상인 비만 환자 3만4000여명을 관찰한 결과 비만치료제를 주입한 환자의 경우 난소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 직장암, 유방암 등 13가지 비만 관련 암의 발병률이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년 이상 비만치료제를 주입한 환자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의 암 발생률을 비교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신디 린과 벤자민 리우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GLP-1 유사체의 조기 개입이 비만 관련 암 발병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비만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이 약물이 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여러 방법이 있다"며 실험실에서 쥐를 대상으로 시험했을 때 "GLP-1이 암세포 사멸을 유발하고 증식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구에선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도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슬론케터링암센터는 ASCO에서 비만치료제가 유방암 환자의 암 재발 확률을 줄여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절반 이상은 장기 호르몬 치료를 받는데 체중 증가 위험이 있어 암 재발 확률도 높아진다. 그러나 비만치료제를 1년 동안 주입한 결과 유방암 환자들의 체중이 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일대학 연구진 역시 유방암 환자들이 비만치료제로 관리할 때 암 재발 위험이 낮다고 발표했다.

ASCO 최고의료책임자인 줄리 그래로우 박사는 "비만치료제는 이미 입증된 잠재적 건강상의 이점이 너무 많은데 암 발병까지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며 "전반적인 건강 개선에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평했다.

당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GLP-1 기반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소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술·담배와 마약 사용 욕구까지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효능이 계속 추가되는 모습이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질환이나 난임 치료와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지방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3월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치료제로 추가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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