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 감독 "'원더랜드', 단순 호기심에서 시작"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 2024.06.05 09:57

영화 '원더랜드'의 김태용 감독 인터뷰.

김태용 감독./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태용 감독이 신작으로 관객들과 만남을 갖는다. 인공지능(AI)을 소재로 한 SF 휴먼 로맨스 영화 '원더랜드'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 6월 5일 개봉.


'원더랜드'는 김태용 감독의 아내이자 배우인 탕웨이를 비롯해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수지 등이 주연을 맡았다.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6월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영화는 AI와 관련한 여러 종류의 '사랑'을 다루면서,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객들은 '원더랜드'를 통해 어떤 감정에 접속하게 될까.


아이즈(IZE)가 김태용 감독을 만나 '원더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용 감독./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AI를 소재로 한 '원더랜드'. 이 영화는 어떻게 출발했는가.


▶ 2016년에 처음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 때만 해도,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에서 체감이 되지 않았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가짜 세계를 진짜 세계처럼 믿게 만들 수 있고, 가짜와 진짜 구별이 없어지고, 죽은 사람들도 거기 사는 것처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아내인) 탕웨이 배우에게 말했더니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원더랜드'를 기획하면서 참고하거나 영향을 받은 영화가 있는가.


▶ 없었다. AI를 다룬 SF 영화가 많이 있고, 많이 봤다. SF 설정보다 일종의 리얼리즘 가족 드라마처럼 인공지능이 우리 관계 일원으로 왔을 때, 소통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원더랜드'는 감정, 소통 이별 등 다양한 스토리가 있다. 어떤 부분을 초점에 두고 관람해야 할까.


▶ 러브 스토리로도 볼 수 있고, 가족 간에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어떤 것 하나라고 말하기 어렵다. AI라는 기술로 그리운 사람을 만난다면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는 아니지만, 어떻게 살까를 생각하게 된다. 저도 만드는 데 집중하고, 관객들이 어떤 호기심을 가질지는 고민하지 못했다. (영화 속) 다양한 사랑을 인공지능 기술로 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김태용 감독./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원더랜드'는 주인공들의 각각의 이야기가 나온다. 관객들에게 익숙지 않은 형태일 수 있다. 챕터를 나눈 옴니버스 형식으로 할지 고민은 없었는가.


▶ 초반에 어느 하나에만 집중할지, 여럿이 나오는 케이스에 집중하기 위해 분리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제 바람은 동시에 같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에피소드 사이에서 시너지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연인의 이야기를 보다가 엄마와 딸 이야기를 보게 되고 가짜(극 중 AI, 원더랜스 서비스) 엄마, 아빠를 만난다. 이 신이 과거 같기도 하고. 바이리(탕웨이) 딸이 크면 미래에 해리(정유미)처럼 될 것 같기도 하고. 또 정인이 살아온 태주를 보며 'AI 태주가 가짜인데 왜 더 진짜 같지?'라고 혼동한다. 정인의 혼동같이 믿으면 믿는 대로, 진짜인데도 가까처럼 보면 가짜인 거 같기도 하고, 이게 서로 시너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비약적이고 파편적인 이야기를 모아놓으니까, 하나씩 깊이 있게 보고 싶은데 넘어간다고 할 수도 있겠다.


전체적으로 이 시너지가 영화가 끝나고 나서 연인의 이야기인지, 엄마와 딸의 이야기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AI로 이뤄지는 이야기가 나라면, 내 주변 이야기로 확장되기를 바랐다.



김태용 감독./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원더랜드'는 AI를 소재로 했지만, 여러 생각을 들게 하는 영화였다. 이 영화,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하나의 이야기는 멜로, 하나는 가족 드라마로 보였으면 좋겠다 했다. 이거(에피소드)를 뭉쳐서 봐야 주제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블랙 미러' 시리즈 중 에피소드 '돌아올게'가 '원더랜드'와 설정이 비슷하다. 분위기는 '블랙미러'가 어두운 편이다. '원더랜드'는 따뜻한 분위기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분위기인데,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 '블랙 미러'처럼 죽은 사람과 함께 사는 이야기가 이미 있긴 하다. 괴롭힘을 당하는 쪽으로 인공지능을 많이 쓰고 있다. 인공지능과 함께 사는 게 낙원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따뜻하게 그려보려고 하는 거는 균형, 바람을 이야기하려는 거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도, 공격할 수도 있다. '원더랜드'는 감정을 다루는 얘기지, 생존을 다루는 게 아니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차별성이 있겠다.


영화 '원더랜드'의 탕웨이./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이번 작품에 배우이자 아내인 탕웨이가 출연했다. 이 이야기('원더랜드')를 만들면서 탕웨이를 출연시킬 생각을 원래 했는가.


▶ 출연해달라고 얘기는 안 했다. 한국영화는 한국 배우들과 작업하는게 좋지 않을까 했다. 시나리오가 발전하면서 제작사 대표님께서 제안을 했다. 외국인 이야기가 아니고, 엄마와 딸 이야기로 제안을 했다. 탕웨이 배우가 그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흔쾌하게 마음먹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출연)하게 됐다.


-배우 탕웨이, 아내 탕웨이는 어떻게 다를까.


▶ 탕웨이는 열심히 하는 배우다. 준비도 많이 한다. 캐릭터의 구간에 있으려고 하고, 전념하는 배우다. 연출자로서 행복한 경험을 했다. 자극이 되기도 했다. 집에서도 일을 하고 세트장(촬영장)에서도 일을 하니까, 질문도 많았다. 집에 와서도 또 질문하고 그랬다. 뭐랄까, 농담인데 24시간 일하는 느낌이었다. 배우, 아내로 다르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좋은 점이 많다. 자극이 된다. 이 일이 서로 서포트하지 않으면 못한다. 탕웨이가 제가 하는 일에 서포트해주고, 저도 배우(탕웨이)가 하는 일에 서포트를 해준다. 서로 서포트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각자 일에 대한 지지 같은 게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원더랜드'에서 정인, 태주 커플의 사랑이 눈에 띈다. 정인(수지)이 태주(박보검)를 진짜 사랑하는지, 아니면 집착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정인이 잔인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다.


▶ 잔인하다. 여러 사람이 태주가 이상한 게 아니라, 정인이 이상하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정인은 태주가 살아 돌아오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태주가 이상하다. 의사가 정인에게 괜찮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군대나 유학을 갔다오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막상 기다렸던, 알던 사람이 아닌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런 혼동에 집중해보려고 했다. 감정의 비약을 잘 설명하는 것보다, 감정의 매 순간 하나하나가 잘 표현되면 영화적으로 재미있지 않을까 했다.


-'원더랜드', 감독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 긴 시간 고민을 했던 영화이기 때문에, 다른 어느 영화보다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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