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최대실적 뒷면엔 '깡통대출'…1년사이 55% 증가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 2024.06.06 10:51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 무수익여신과 대손충당금/그래픽=이지혜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인터넷전문은행에 '깡통대출' 관리가 숙제로 남았다. 이자도 받지 못하는 깡통대출이 1년 사이 55% 증가했다. 일부 인터넷은행은 전체 대출에서 깡통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를 넘어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 1분기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7% 증가한 5326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수익여신은 가계대출에서 4771억원, 기업대출에서 555억원 발생했다. 무수익여신은 차주로부터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3개월 이상 연체대출로 '깡통대출'로도 불린다.

대출이 증가하면 무수익여신도 자연스럽게 늘지만 문제는 속도와 비율이다. 전체 대출에서 무수익여신비율이 차지하는 비율은 케이뱅크 1.42%, 토스뱅크 1.00%, 카카오뱅크 0.44%로 나타났다. 5대 은행(0.19~0.26%)과 비교하면 인터넷은행의 무수익여신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가계대출에서 무수익여신비율(1.44%)이 지난해보다 0.32%포인트(P) 상승했다. 1년 사이 무수익여신이 60% 늘었다. 가계대출은 케이뱅크 전체 대출(14조7554억원)의 92.9%를 차지한다.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대출 문턱을 지나치게 낮춘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다른 은행보다 높은 것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을 맞추다 보니 무수익 연체가 커졌다"며 "볼륨 성장과 연체율 관리 차원에서 최근 고신용자 대출을 섞어 밸런스를 맞추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 기준 신규 취급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케이뱅크가 951점으로 은행권 중 가장 높았다. 900점 이상 신용대출 금리도 4.68~4.71%에 형성돼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신용점수가 높은 차주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더 많이 내줬다는 뜻이다.


토스뱅크는 가계대출의 무수익여신비율(0.82%)은 지난해보다 0.32%P 하락했으나개인사업자 위주 기업대출에서 무수익여신비율이 0.56%에서 2.29%까지 올랐다.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 대출을 시작했는데 부실도 그만큼 빨리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무수익여신의 증가는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개인사업자가 늘어난 여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 시점도 뒤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인뱅은 자본을 늘려야 하는데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면 충당금 넣느라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은행 3사의 대손충당금 총액은 지난 1분기 1조67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0% 증가했다.

인터넷은행은 신용평가모형를 고도화해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소상공인 특화 CSS' 같은 범용모형에 요식업·이커머스 등 업종별 특화모형을 추가한다. 케이뱅크는 통신3사와 함께 '텔코CB', 토스뱅크는 토스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모형을 보완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CSS로 중·저신용자 변별력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차량·유통정보 등 유의미한 비금융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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