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발기 부작용"…성인용품점서 현금 거래만 하던 '이 약'의 정체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4.06.04 10:00

'가짜 비아그라' 만들어 판 형제 구속
식약처, 제조 공장 몰수도 추진
불법 의약품 제조 관련 첫 공장 몰수

압수된 가짜 불법 발기부전 치료제/사진= 식약처
정부가 국내 허가된 '비아그라정', '시알리스정' 등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만들어 판 형제 2명을 적발했다. 주범인 형은 구속하고 공범인 동생과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범죄 장소로 사용된 제조공장(토지, 건물)은 몰수를 추진한다. 불법 의약품 제조에 제공된 공장 자체를 몰수하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몰수는 범죄행위와 관계 있는 물품을 압수해 국고에 귀속시키는 처분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브리핑을 열고 제조 공장과 성인용품점 등 총 4곳에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약 150만정(약 160억원 상당)과 실데나필 원료, 제조 장비 등을 전량 압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150만정 규모는 식약처의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불법 제조 수사 사건 중 역대 최대 제조물량이다.

피의자들은 인적이 드문 농가 지역에 위치한 제조 공장 2곳에서 원료 혼합기부터 타정기, 정제 코팅기, 포장기까지 전 공정 생산 시설을 갖추고 가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 14종을 2020년 9월경부터 올해 3월까지 불법으로 제조했다. 공장은 외부 감시용 CCTV, 전용 실내 주차장 등 구비한 곳이었다.

특히 가짜 비아그라정 등 8종은 정식으로 국내 허가된 제품과 유사한 색과 모양의 정제 형태로 제조했다. 포장도 정식 제품과 유사하게 2정씩 PTP 형태(내용물을 밀어내어 알루미늄포일을 찢어서 사용하는 포장 형태)로 1차 포장한 뒤 첨부 문서(사용 설명서)와 함께 2차 포장했다.

해당 가짜 불법 발기부전치료제는 피의자들이 운영하는 성인용품점 2곳을 통해 일부 판매됐다. 이들은 수사 당국의 단속을 회피하기 위해 현금으로만 거래하고 판매 관련 장부를 일절 작성하지 않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식약처는 이번 건의 범행 규모, 계획성, 피의자들의 동종범죄 전력('약사법' 위반 다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재범의 원천적 방지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처음으로 범죄 장소로 사용된 제조 공장 몰수를 추진한다. 민사상 가처분을 통한 동결 조치는 이미 완료했다.

종전에는 성매매 건물, 음주운전에 이용된 자동차 등 범행을 위해 제공·이용된 건물과 물건에 대한 몰수가 있었으나 불법 의약품 제조를 위해 제공된 공장 자체에 대한 몰수 시도는 처음이다.

한편 발기부전치료제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성인용품점에서 판매하는 가짜 불법 제품을 구매·복용하는 경우 심근경색, 뇌혈관계 출혈, 지속발기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안전성도 담보할 수 없어 구입했더라도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식약처는 당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품·의약품 관련 범죄를 저지른 개인에 대한 처벌과 함께 재범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불법 공장 몰수, 범죄수익 환수 등 대물적 처분에도 힘쓰는 새로운 수사 패러다임을 시작하는 등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