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사회는 3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3가지 대정부 요구사항으로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 부담제를 시행할 것 △정부의 각종 행정명령(전공의 업무복귀명령,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 집단행동교사금지명령 등)을 즉각 철회할 것 △환자와 의사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의사 악마화 작업을 중단할 것을 들었다.
이날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정부의 강압적인 의대 증원책 추진에 젊은 세대, 미래의 젊은 의사들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한 번 망가진 의료체계를 다시 복원하는 데는 수백 년의 시간이 걸릴 수도, 다시 복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협이 이번 주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의사회는 회원들의 의견이 담긴 투표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우리 의사들은 정치인도, 투사도 아니다. 투쟁만이 능사가 아니다. 투쟁 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다"며 "우리는 환자 옆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며, 우리가 정부에 요구하는 건 환자 곁에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에서 환자 곁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만약 휴진한다 하더라도 파업이 아니며, 주 40시간 준법 진료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부담제를 제안한 이유에 대해선 "전공의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어려움으로 거론되는 게 수련병원 경영 문제"라며 "이에 미국·캐나다·유럽 등 해외처럼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아일랜드의 의사 수가 많은데도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는 현상, 즉 '아일리쉬 패러독스(역설)'를 예로 들었다. 황 회장은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이고, 의대생이 10만명당 24.8명으로 OECD 평균(13.5명)의 2배에 가깝다"면서도 "뜯어보면 절반 정도는 외국에서 온 의사로 이뤄졌다. 아일랜드에서 배출한 의사의 절반 이상은 외국으로 나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증원 관련, 투비닥터의 의대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대란 이전엔 의대생 가운데 외국으로 가서 의사하겠다는 비율이 1.9%에 불과했는데, 의정갈등 이후 41.3%로 늘었다"며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은 결국 '코리안 패러독스'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서울시의사회는 이날 저녁 '제22회 서울시 의사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부의 폭압과 폭정으로 멈춘 한국의료를 지금이라도 되돌려야 한다"며 "의협이 앞장서서 나아갈 테니 지금처럼 함께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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